매일신문

사설-핵포기로 자멸길 피해야

16일 제네바북한대표부에서 열린 미.북한간의 제2단계 2차핵담판은 예상과는달리 실질적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양측대표들은 "후속3차회담이 19일에 열린다"면서 상당한 진전을 시사했으나 불과 수시간만에 "아직 3차회동에 관한 계획은 없지만 19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협상이난관에 봉착했음을 보여주었다.수시간만에 바뀌어버린 상황변화에 관해서 양측 대표부 대변인들은 논평하기를 거부했고 성명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사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발표된 두성명을 분석해보면 북한의 핵문제는 양국이 미리 설정해둔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회수를 거듭하는 회담을 통해 걸림돌들을하나하나 제거하여 막판에 고지에 올라설수 있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시사했었다. 상황은 바뀌었다. 그것은 아마 북측이 제시한 원자로 형태변경제의를 둘러싼 이견, 즉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중수노를 핵이용 위험성이 낮은 경수노로 교체하겠다는 제의에 미측이 양보를 하지 않아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것같다. 한국을 방문한 클린턴 미대통령이 지난11일 오후3시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의 {돌아오지않는 다리}를 시찰하면서 "북한이 핵을 개발하여 사용한다면북한정권은 최후를 맞을 것"이란 초강경발언을 했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볼때는 북한의 원자로 형태변경등 핵을 다루는 일련의 기기들을 보유하는 자체를 달갑지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측은 제2단계 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회담결과가 생산적이지 못할땐 2차회담은 열리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14일 1차회담을 마친 미국과 북한의 두 대표는 {유익했다}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는 외교적 용어로 회담의 방향을 암시한바 있다. 그렇지만 1.2차회담을 거치는 동안 @북한의 NPT 완전복귀 @녕변의 2개 미신고 핵시설의 특별사찰수용 @한반도 비핵화 협정이행등 미국이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북한의 체면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회담의 회수를 늘려 주었다.현재 미.북한간에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부분인듯 하다. 미국은 3개항을 목표로 잡기는 했으나 NPT복귀는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 역시 남북한이 협의하면 성숙될 수 있는 문제라고보고 있다. 그래서 가장 난제인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게 됐는데 북한은 여기에서 사찰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정성을 문제삼아 계속 제동을 걸고 있는 것 같다.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2단계 3차회담이 19일에 열릴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양국이 모두 한발자국씩 뒤로 물러서서 새로운 시각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북한도 억지만부리지 말고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핵담판에 임해 주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