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영삼정부 6개월

김영삼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6개월째를 맞았다. 새정부 출범이후 지난 1백80여일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개혁과 신경제란 두 축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작업기간이라 할수있다. 그가 아니면 감히 엄두도 낼수없는 고질적인 한국병의 치유를 위해 과감히 메스를 가했다고 볼수있는 것이다.우선 비리척결을 위한 사정과 각종 개혁조치들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었다.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비롯 군인사부정 해부, 안기부.보안사및 검찰등 소위권력기관의 체질개선, 4.19나 5.18등에 대한 역사적인 재조명, 청와대앞 개방과 구총독부청사 철거결정등은 괄목할만한 결단이었다. 특히 권위주의 시대의 일그러진 잔재들을 씻어내기위한 집요한 노력은 돋보였다 할수있다.더욱이 최근 단행한 금융실명제실시는 비록 그것이 전격적이었지만 반드시성공하지 않으면 안될 대명제임을 자각케한 건곤일척의 결단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검은돈을 추방하고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수 있는금융실명제야말로 이나라의 장래를 기약할수있는 혁명적 조치라는 점에서,이의 성공에 혼신의 노력과 지혜를 쏟아야 한다는 각오가 앞으로의 최대과제가 될것임도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김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에도 과연 문제점이 없는가를 검증할필요가 있을 것이다.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방법과 시기등에 대한 적정성여부, 대다수 국민들의 공감속에서도 예측불가능한 상황전개에 따른 불안감조성등은 향후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차분히 재고해야 한다고 보는것이다. 특히 잇단 개혁조치들이 김대통령 혼자서 내린 흔적이 허다했던 점은 그를 보좌하고 있는 참모진이나 나각의 무기력을 자초할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통령의 독주는 때때로 필요할 경우도 있음을 인정은 한다. 하지만 그것도한계가 있다. 게다가 과격한 독주는 반대의견을 묵살할 개연성을 불가피하게해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서 우려하는 {문민독재}라는 평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툭하면 비판세력을 반개혁층으로 매도하는 묘한 분위기는 바로 이러한 독주의 소산일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할것이다.

이제 김대통령과 정부는 비판하는 소리에도 겸허하게 경청하는 자세를 보일때다. 개혁도, 신경제도 좋지만 이를 보다 역동적으로 추진하려면 모든 계층의 여론이 수용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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