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시원찮은 개혁

김영삼 정부의 개혁은 성공할 것인가. 그동안 언론에서는 "언론이 겁먹은 것아니냐"는 국민들의 의혹이 사실로 볼수도 있을 만큼 비판다운 비판이 없었다. 고작 부작용 열거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기찬변호사가 {개혁과 대통령}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지금 이대로라면"이라는 조건을 달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레 결론내리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상 이 결론은 대안제시를 위한 전리인 것같기도 했지만 어떻든 그는 오늘의 가장 용기있는 지식인인지도 모른다.인사는 만사일수도 김대통령은 자주 머리는 빌릴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수 없다고 했다. 그에대한 지도자로서의 해답이 {인사는 만사}였는지 모른다. 따라서 이말은 뒤집어 보면 잘못됐을 경우는 {인사는 만사}일수도 있다는 결론이나온다. 그런데 이 중요한 인사에 대한 평가는 민주화를 이룬 도덕그룹에서도 경제기적을 이룬 한강그룹에서도 대체로 실패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있는 느낌이다.

그것은 지역연고나 대선보상이나 특정 정파나 종교에 너무 치우쳐 있는 듯한인상 때문이다.

물론 김대통령이 주장하는 도덕정치에 걸맞는 새정치세력이 형성되지 못한데서 오는 인재난이기도 하지만 각료중에서는 자질논이나 도덕논에 걸리는 장관이 있나하면 국가의 요직에는 부산.경남(PK)인사의 진출이 눈에 두드러지고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구설수에 올라있는 육군의 준장진급에서 43명대상자 중 PK가 17명으로 압도적인데 비해 TK는 5명으로 지역편차가 심한 실정이다.

또 최근 {금요일의 대학살}로 불리는 정부투자기관단체장경질에서도 전문성이나 연고가 없는 엉뚱한 인사가 대거 들어앉았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은행연합회장 경우다. 은행장들은 재무부로부터 은행자율에 맡기겠다는 통고를 받고 순진하게도 은행장끼리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전내무부장관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은행장들은 졸지에 눈치없는 사람이 돼버렸다. 그리고 도처에 민주계가 득세하는 것을 보고 군화소리대신 등산화소리가 요란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서도 인사잡음 그동안 권력창출지였던 때문인지 대구지역인사에는 대통령과 연고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박정희대통령때는 사범학교동기생이 경대총장과 경북도교육감을 했고 노태우대통령때는 대구와 경북의 교육감 그리고 대구은행장을 고등학교 동기생이 했다. 그런데 이번 김대통령은 대구와 연고가 없음에 불구, 대구투자금융사장에 대통령중학동기생이 선출됐다. 속내야 상세히알수는 없겠지만 일단 겉으로는 신한국과 구한국이 전혀 다른 것이 없다.특히 출세지향형의 우리 국민성 때문인지 인사에 관한한 관심은 세계적이다.국회의 국감에서도 나왔듯이 대통령아들의 인사개입설의 진위여부를 묻는질의가 나오나하면 총무처장관은 절대농지 불법매입 호화별장 등의 문제가 국감에서까지 논란되었는데도 어째서 건재할 수 있나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또특정종교와 출세와 관계가 있다해서 유신유선이라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는실정이다. 개혁중에서 인사하나만 짚어봐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것이다.더 활발한 비판필요 실명제가 발표되기전까지 아무도 명분과 여논에 밀려 실명제비판을 한 지식인이 없었다. 그 결과가 실명제실시후 2번이나 보완책을발표하는 시행착오를 범했다.

비판과 반대라는 검증과정을 거쳤다면 그 만큼 시행착오의 범위가 줄 것이아닌가. 그런데도 대통령은 최근 "건전한 비판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반대를위한 반대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건전한 비판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발언한 것은 사실상 언로를 막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

현정부는 권력은 가졌으되 권위는 가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따지고 보면 비판을 반개혁으로 몬데서 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전에 비판이라는 검증과정을 거쳤다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정책의 방황이 없었을테고 그렇게 됐다면정부는 권위를 잃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도 더 많은비판이 있어야 하고 또 수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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