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땅은 생명력 지난 유기체"

[전통의 풍수지리사상이 미신이나 되는 것처럼 오해되고 있는 현실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형학에 치우친 듯한 서구의 지리학을 수용한 우리의 지리교육도 문제 입니다]최창조씨(45.전서울대교수)가 이 땅 곳곳을 발로 누비며 개발에 밀려 신음하고 뒤틀린 우리 국토의 파행적인 모습에 대해 주장하고 안타까움을 토로한{한국의 풍수지리}를 민음사에서 내놨다. {한국의 풍수사상}에 이어 그가 펴낸두번째 풍수에 관한 책이다.

[돌아다니다 보면 땅이 가진 생명력에 놀라움을 느낍니다. 특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때 땅의 기운이 돋아 올라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땅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파악하고 있다. 흙은 흙위에 있는 모든 것들의운명을 결정한다고 본다. 땅은 삶의 어머니라는 것. 그래서 그는 땅을 누비고 다닌다. 단지 얽매이기 싫다는 이유로 91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직을 그만둔뒤 강단이 아닌 국토가 그의 활동무대가 됐다. 지금 그의 직업은 풍수연구다. 이땅의 삶의 내용물이 높은 빌딩이나 잘 뻗은 도로로 가득 채워질때 저자는 이 빌딩이나 도로가 주변의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와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이 책에서 꼼꼼히 살피고 따진다.

최씨는 이 책에서 청와대를 옮기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와대가 이땅의 입이라면 중앙청은 이땅의 목이라는 것. 입이 틀어 막히고 목이 눌린것이 지금의 형상이라고 지세를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청 이전이확정된 만큼 청와대 이전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요즈음 그는 틈틈이 전통 풍수교과서였던 금랑경과 청오경에 대한 번역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 고전은 조선시대 과거과목이다. 환경과학이나 건축등분야에서 풍수사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한자를 몰라 접근하기 곤란한사람들을 위해서다. 그는 또 우리나라 지리교과서는 우리나라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 토양등 서양식 지리학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각읍.면단위의 특징을 살린 재미있는 교과서제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그는 이같은 교과서 제작을 위한 기초작업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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