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해법못찾은 한.중회담

북핵문제가 한 템포 늦춰지고 있다. [시간이 임박했다]는 긴박한 한마디로표현되던 북핵문제는 {대화를 통한 일괄타결}을 뼈대로 하여{중국을 통한 사찰수용 압력}이란 우회노선으로 가닥을 잡은듯 하다.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중인 김영삼대통령과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한국시간 20일 새벽 시내 하버클럽에서 45분간의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필두로 양국이 공동관심사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한.중정상회담은 북핵문제가 미묘한 단계에 있는 시점에서 또 APEC회의가 열리기 전에 타정상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두정상이 대좌했다는데 큰뜻을 갖는다. 김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의혹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우려가있으며 이는 경제도약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도 큰 영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혹을 완전히 해소하면 대북경협을 추진할뿐 아니라 대미.대일관계개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정부의 요구조건이기도 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수용과 남북대화의 전진적 자세를 보인다면 미.일등과의 국교수교까지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한국과 미국의 요청에 의해 북핵문제해결에 중재역할을 떠맡게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기존입장을 재천명했을뿐 [어떻게 노력해보겠다]는 해법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강주석은 도리어 [이문제는 한미양국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가기 바란다]며손에 쥐어준 볼을 이쪽 코트로 던져 버렸다.

이번 APEC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정상들은 중국이 대북 핵사찰 수용압력을강화하는등 북핵문제해결의 주역을 맡아줄것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또나외로 핵수렁에 깊이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도 중국의 역할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은 북핵이 중국대륙에 미칠 지정학적 영향은 우선 제쳐두고라도 미국의 경제지원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이미 핵특사를 북한에 보내 그들의 의중을 떠보는등 나름대로의 핵해결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외교적 언사는 항상 신중하고 노련미와 세련미까지 갖춰 책임질발언은 절제하고 있음을 볼수있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앞서 지적한대로 딱부러진 합의점은 도출해 내지 못했지만 북핵문제가 유엔 안보리 회부시 중국의 입장을 묶어두기위한 사전 포석으로서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낙담할 정도는 아니다.

이제 북핵문제는 APEC에 참석한 각 정상들이 개별정상회담을 통해 나름대로의 의견을 개진했고 김대통령과 클린턴미대통령도 핵관계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워싱턴회의에서 클린턴대통령과 만나 핵문제의 최종결론을 내린다고 하니 한미정상회담에서 묘약이 나올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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