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공무원 경력 8년째인 S씨는 지난9개월 세월을 {다리는 얼음덩이에 짚은채 머리위로는 폭염이 내리쬔 나날}이라고 표현했다.새 정부의 개혁 열풍은 뜨겁게 몰아쳤지만 하부구조까지 구태를 탈피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S씨는 이 구태에서 여전히 낮은 처우와 인사불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그의 근무지는 Y군의 한 면사무소로 오지도, 그렇다고 대도시도 아닌 어중간한 농촌 면지역이다.
5공 말기 공무원으로 출발해서 {물정부}소리를 들었던 6공화국을 거쳐 이제겨우 말단은 벗었지만 갈수록 어려움이 더하다고 하소연했다."날마다 감찰팀 떴다는 얘기를 듣지요. 퇴근후 직원들끼리 술한잔 하기도 쉽지 않아요"
그는 직위 고하를 가리지않고 모두 몸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전했다."스스로 개혁않으면 앞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이 개혁은 일과성이 아니다"는 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게 S씨의 느낌이다.
자신보다 경력이 많은 선배들이 이번만은 다른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하는것도이런 느낌을 강하게 한다.
그렇다고해서 업무추진이 크게 달라진것은 아니다.
"농촌 면사무소에 무슨 큰 잘못이 있고 숨겨진 비리가 많겠습니까?"S씨는 정부가 면직원에까지 사정의 큰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시선이 전보다 곱지않고 사이가 성기게 된 것도 사정바람 못지않게 신경쓰이는 점이다.
전같으면 고분고분 지시에 따르던 사람들도 무슨 말이냐며 되받아 묻는 경우가 많아졌고 제 이익과 직결되지 않으면 아예 행정침투가 안되는 현상은 갈수록 심하다.
새 정부도 무리한 지시는 여전해 농번기에 {새마을 도민 정신교육}을 실시해안가려는 농민들과 보내라는 상급 기관사이에서 애꿎은 면직원만 고생한다고푸념했다.
그는 그래서 새 정부의 개혁이 군단위 이하에선 잘못을 찾아내 밝히기보다는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한다고 믿는다."처우, 인사에 불만이 많아도 고충을 호소할 통로가 없어요. 일 안한다는 질타만 있고 처지를 살펴주는 상부는 적지요"
그는 개혁과 사정의 열풍만 있고 얼어붙은 마음을 풀어주는 사기진작책이 없으면 공무원조직은 바뀌는 시늉만 하게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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