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시대 첫 정기국회가 1백일간의 회기를 끝내고 오늘 폐회한다. 이번 정기국회를 줄곧 지켜본 국민들은 한마디로 실망과 아쉬움을 금치못하고 있다. 군사정권하의 권위주의시대와는 달리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는여지없이 빗나갔고,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채 구태의연한 행태를 되풀이했기 때문이다.우선 이번 정기국회가 길다면 긴 1백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 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은 예나 다름이 없고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따른공전등은 지탄의 대상이었다. 특히 정기국회의 가장 큰 과제였던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욕설과 몸싸움을 일삼은 작태는 어떤 명분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토론문화의 정착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아직 이래도 되는 것인지 회의를 불러일으키기에 족했다.
게다가 새해예산안을 비롯 안기부법개정안, 추곡수매등에 매달려 각종 민생관련법안을 회기막판에 이르러 무더기로 졸속처리한 것도 개탄을 금할 수 없게 했다. 일상의 삶속에서 겪고 있는 국민들의 고통과 갈등을 수렴, 이를 해결하는 생산적 정치질서는 찾아볼 수 없이 당이당략에 연연했다는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한것이다.뿐만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에 따른 쌀개방문제의 대응자세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6백만 농민의 시름이 담긴 쌀개방문제에 수수방관으로 일관해 오다가 회기말에야 겨우 특위를 구성하고,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날협상결과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벌인것은 개탄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있다. 국회의 존재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수 없다.정치권의 개혁을 실현하기위한 통합선거법.정치자금법.지방자치법등 3개정치관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슬거머니 뒤로 미루어진것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는 곧 정치권이 정치제도 개혁에 소극적이거나, 내심 달가와 하지 않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여타 사안엔 티격태격하던 여.야가 유독 이 문제에 관한한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누려온기득권에 안주하려는 것으로밖에 볼수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국나외적으로 엄청난 시련과 직면하고 있다. 이 난국을 극복하기위한 국가경쟁력의 리고는 물론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해야하는등 할일이 너무나 많다. 때문에 국회의 능동적인 역할이나 기능은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점에 여.야 정치권은 유념하여 지금부터라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