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축구엔 지원쇄도...{비인기}는 찬밥

중학교 김모코치(38)는 요즘 우울하다. 30년 가깝게 이 종목에 몸을 담았지만 올해만큼 선수를 뽑기가 힘든 적이 없었다.비인기종목인 탓에 국민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은 운동을 그만두기가 다반사이고 재학생중에도 운동을 하려는 이가 없다.

얼마전만해도 공부못하는 학생들을 달래고 위협해 운동을 시켜봤지만 요즘은그것조차 힘든 상황이 됐다.

김코치는 먹고 살기힘들고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 이 종목을 선뜻 택하지 않으려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심정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밖에 없다고 자위한다.

김코치뿐만 아니라 일부 비인기종목에서 잔뼈가 굵은 대부분 지도자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비애(?)다.

럭비, 하키, 조정, 커누, 펜싱등 일부 비인기종목은 대학문이 좁을 뿐아니라졸업후의 취직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이에반해 야구, 축구등 인기종목은 성업중이다.

지원자가 줄을 서는데다 부모도 자식을 팀이 있는 학교에 전학시키려는 정도다. 운동을 잘하면 돈방석에 앉을 수 있고 장래가 확실히 보장될 것이라는 확신때문이다.

야구의 경우 전통적인 명문고교는 훈련비도 그다지 걱정않는다. 간식으로 빵몇개가 아니라 불고기잔치를 할때가 잦다. 학부모들의 호주머니나 동창회의기부금이 그다지 쪼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모고교는 작은 빌딩을 동창회에서 운영해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야구부운영비를 일부 충당하기도 한다.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은 천양지차인 현실을 보게된다. 이같은 차이는 학교체육의 난맥상을 드러내는 단편의 일단이자 물질만능에 물든 한국적 풍토의집약판이라 할 수 있다.

야구등 일부종목은 고교졸업전에 1억-2억원대의 계약금을 챙기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추태가 곧잘 벌어진다.

고교졸업반 김재현(신일고) 신윤호(충암고)등은 벌써 1억원이상의 계약금을받고 프로행을 택했다. 또 모고교졸업반선수는 2억원대를 요구하다 교섭이이루어지지않자 대학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정수준이상의 선수라면 일찌감치 대학과 맺은 가계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몇천만원이상의 계약금을 챙기는 쪽으로 장래를 내맡기는 풍토다.이과정에서 잘난(?) 동료와 함께 대학에 들어가기로 했던 {끼워넣기선수}는아예 대학문턱도 못 밟게 되는 비운을 맛보게 된다. 친구, 의리, 스승, 약속도 모두 무시한채 돈에 팔려가는 실상을 볼수있다. {한탕주의}의 완곡한 표현인 셈이다.

결국 비인기종목회피와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현실은 {순수학생체육과 생활체육}의 정책적 배려라는 대세와 또다시 부딪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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