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락했다. 이로써 지난주까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었던 흐렸던 북핵기류는 한 고비를 넘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갈수 있게 됐다. 북한은 16일 오전1시3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빈에서 IAEA측과 핵문제 타결을 위한 두차례 접촉을 갖고 신고시설 7개소에대한 통상적인 전면사찰을 받기로 합의했다.따라서 6-7명으로 구성된 IAEA사찰단은 이사회개막 하루전인 20일 평양으로출발, 2-3주동안 북한과 합의한 사찰활동을 벌이게 된다. 사찰단은 각 전문분야별로 7개 핵시설에 대한 핵물질의 전용여부를 확인하며 아울러 감시카메라의 필름과 배터리를 교환하며 고정시켜둔 봉인의 확인점검을 하게 된다.그러나 이번 사찰은 최대 현안이기도 한 미신고시설의 사찰이나 핵안전조치규정에 따른 정상적 사찰의 재개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북한의 핵투명성을 입증하는데는 크게 미흡하다. 북한측도 사찰을 수락하면서 {핵안전조치 담보의연속성을 확보하는데 충분한 선}이라고 분명한 선을 긋고 있어 나머지 문제들은 앞으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북핵문제는 핵의 투명성을 대문으로 친다면 이번 사찰수락은 사잇문의 빗장을 잠시 열어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핵문제가 이만큼이라도 진전되어 비극적 사태를 피할수 있다는 그 사실하나만으로도 성과를 얻었다고 말할수 있다.북한이 핵사찰 수락의사를 밝힌 직후 미국에서는 바로 실무진들의 접촉이 이뤄져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문제와 북.미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중의 하나인 남북특사교환문제등이 심도있게 논의됐다고 한다. 아마 IAEA사찰단의 평양행과 때를 맞춰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실무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릴 것이며 이어서 북.미회담의 일정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북한이 사찰수락 시기를 최대한으로 늦춰 IAEA이사회에서 사찰의 결과를 논의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시간차 공격}식의 지연작전을 계속 구사해 나간다면 이번 사찰수락은 또다른 미해결의 시작일수도 있는 것이다. 3단계 북.미회담이 열릴 경우에도 북측이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녕변의 2개 미신고시설에대한 특별사찰문제를 두고 또다시 시간을 끌어 간다면 북한의 핵문제는 양파껍질을 벗기는 것과 크게 다를바 없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북핵에 맞물려 있는 우방들이 원하는 것은 {핵안전조치의 연속성 확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핵사찰수락은 환영하지만 투명성을 엿볼수 없어 아직은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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