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금 "잰걸음"...서비스 "소걸음"

택시요금이 올라도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드높다. 이런 악순환은 해를 두고 계속 이어진 해묵은 숙제지만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또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교통당국이 이번 기회에 합승.승차거부.잔돈안주기등 고질적인 택시횡포에대한 특별단속계획을 세우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시민들은 또다시 용두사미가 되지 않나해서 도무지 믿을수 없다는 반응이다.서비스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번 요금인상을 계기로과연 어느정도 서비스가 개선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본다.

**요금인상과 서비스**

전국택시노동조합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요금이 오르면 사납금도 덩달아 뛴다]며 [벌써부터 사납금이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이번 요금인상도 기사들의 근무여건개선엔 도움이 안돼 서비스가 나아질지는 의문]이라 말했다.사납금이 인상되면 기사들의 부담도 따라 커져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결국 요금인상으로 가계에 주름살은 더하면서도 기분좋게 택시를 타는 것은여전히 어렵다는 것이다.

요금은 오르는데 서비스는 왜 나아지지 않는가.

이는 {요금인상=서비스개선}이라는 원칙이 성립될 수 없는 택시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변태영업**

@달서구 ㅅ택시@

이 회사는 보유택시 1백대중 30대를 기사가 교대없이 종일 일한뒤 하루 6만4천원을 회사에 입금하고 나머지 수입금은 기사가 몽땅 갖는 일일도급제로 운행하고 있다.

수성구 ㄱ택시도 기사 2명이 하루 5만2천원씩만 입금하면 되는 교대도급제와일일도급제 방식을 1백50대중 40대정도에 적용하고있다.

이회사 이모기사(38)는 [기사가 없어 놀리는 택시를 줄이려는 회사와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일부기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도급제가 기승을 부리고있다]고 말한다.

도급제 외에도 보증금 1백만원을 걸고 하루 5만5천-5만8천원 정도를 입금하는 임대제, 회사에 차적만 둔채 3백만원을 회사측에 지불하고 택시를 받아 운행하면서 수입을 기사가 모두 갖는 지입제도 일부 채택되고 있다.기사부족에 따른 인력난과 퇴직금부담등을 덜기 위해 회사는 이같은 변태영업방식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택시노조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내 1백여 회사중 90%가 도급제등 각종 변태영업방식을 도입, 6천7백여대 가운데 1천여대가 변태영업을 하고 있다.이같은 택시를 모는 기사들은 사납금을 입금하고 한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합승, 승차거부는 물론 난폭운전을 하는데다 졸음운전도 일삼는다.1년6개월째 도급제 택시를 몰고 있다는 ㄱ교통 김모기사(25)는 [6일 계속 운전해서 월1백만원 이상을 벌고 있지만 사고위험이 너무 높아 조만간 그만둘 작정]이라 말했다.

ㅈ교통 유모기사(36)는 [도급제 택시를 모는 젊은 기사들의 난폭운전이 심각해같은 기사이지만 겁이나서 피한다]고 했다.

갖가지 불법운전 덕택에 도급제 기사들의 월수입은 1백만원이 넘어 월급제기사의 50만-70만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변태영업을 하지않는 택시들도 합승등 불법과 난폭운전을 하기는 마찬가지.1년을 근무한 택시기사의 월급이 상여금까지 합쳐 40만원대에 불과해 조금이라도 수입을 더 올리려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이나마 월급도 하루에 사납금 4만4천5백원씩을 26일 동안 회사에 입금해야다 받는다.

기사 박모씨(37)는 [법정근로시간인 7시간20분을 운전하면 3만2천원정도밖에못벌어 하루 12-14시간을 일해야만 사납금을 채울 수 있다]며 [업적금을 한푼이라도 더 타려고 무리한 운전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열악한 근무여건과 저임금 탓에 기사가 이직해도 충원을 못해 택시회사마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심각한 인력난**

법인택시회사에 취업중인 기사가 1월말 현재 1만5백80명에 불과, 적정선인1만5천명에 비해 30%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회사마다 차고지에 세워둔채 놀리는 택시가 수두룩하다.ㅅ교통의 경우 택시 52대를 운행하려면 1백10명이 필요하나 현재 80명에 불과해 10대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있다.

59대를 보유한 ㅇ운수도 적정기사수인 1백30명에 훨씬 못미치는 80명밖에 없다.이직도 많아 ㅅ교통은 1년차 미만이 45명인데 반해 5년차 이상은 14명에 그치고 있다.

ㅇ운수도 경력이 많은 기사는 회사를 떠나 1년-5년차는 30명이나 되지만 5년차이상은 15명에 불과하다.

회사 한 관계자는 [80년대 중반까지는 기사가 연차마다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며 [그러나 낮은 임금에다 열악한 근무여건탓에 지난해에만 10여명이 회사를 그만뒀다]고 했다.

**무자격 택시기사**

기사난에 편승한 무자격 택시기사의 채용도 크게 늘어 택시운전자격증이 없는 기사가 대구시내에만 1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대구택시노조 관계자는 [기사가 부족한데다 무자격운전사가 늘면서 회사들이도급제등 불법영업을 일삼고 있다]며 [이때문에 합승, 난폭운전등 택시횡포가 유발되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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