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독서 분위기 조성을

건전하고 바람직한 사회는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념과 제도가 과연 바람직한가를 끊임없이 반성하는 {문화적 능력}을 갖는 사회이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떤가. 지나칠 정도의 물질(부)에 대한 집착은 삶의 질을 외면함으로써 무절제한 과소비를 부채질하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장한다.가치와 규범의 혼돈을 가져오면서 각종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사회적아노미현상도 부르고 있다.**{사회적 기형} 낳아**

불과 30여년전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GNP는 1백80달러 정도였으나 지금은 7천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의 대가는 물질만능주의의 몰가치성 때문에빚어지는 {인간성 상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소비풍조와 퇴폐산업의 번창, 자연환경의 오염, 폭력과 고문으로 연결되는 비인간적 공권력의 횡포, 전통적 가치관과 지역공동체의식의 해체를 가져왔다. 각종 가정파괴범과 청소년 성범죄등 산업화과정에 따르는 사회적 기형체질을 낳기도 했다.우리의 생활수준은 일본의 33%에 지나지 않지만, 마시고 입는 소비지출은 일본의 수준을 휠씬 넘어선다는 조사도 있다. 이는 건전한 문화능력을 높이기위한 문화정책이 경제정책을 주도해야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한때 {아시아의 떠오르는 용}으로 비유되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이 침체의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경제정책은 있으나 문화정책이 제대로 서지 않은데서 빚어지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각 분야에서개혁이 강력하게 추진돼왔다. 그러나 국민의식의 개혁 없이는 개혁정치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것인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영상매체 삼가야**

오늘날 우리 문화는 상업성으로 계속해서 경사지고 있는 방송매체들이 지배하는추세다. 반면, 삶의 질과 바로 연결고리를 달고 있는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예술관등 이른바 {참여매체}의 발전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 텔리비전을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죽이고,텔리비전은 계속 속도를 붙이면서 소비지향적인 대중문화를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 유선방송이도입되고 직접위성방송이 도입될 경우 한층 다양해진 영상매체들은 여가시간을 더욱 깊이 빨아들일 전망이어서 독서인구와 독서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수 밖에 없을는지도 모른다.

대뇌기능에 대한 신경의학 연구에서도 밝혀지고 있듯이 독서문화의 쇠퇴는자기개입을 통한 능동적인 지식습득과 정보추구의 능력을 약화시키게 된다.인식내용을 능동적으로 재생하는 기억력, 자기표현력, 논리적인 사고력 등을퇴화시켜서 결국 모든 것을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수동적 인간형}을 만들고 흑백논리에 길들여진 사고와 행동양식을 보편화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감을 전제로 한다면 독서의 습관화와 독서분위기 조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의 독서환경은 너무나 열악하다. 걸어서 갈수 있는 거리에는 비디오가게가 88.8%, 서점은 71.7%이며, 도서관은 25.2%에 지나지 않는다. 성인들의 도서관 이용도 미미하기 짝이 없다. 86.8%가 거의 이용하지않지만(학생은 77.5%), 컬러 텔리비전은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되고 2대이상의 수상기를 가진 가정이 37.4%에 이른다고 한다.

**정책배려도 따라야**

여가시간을 텔리비전에서 책으로 점차 돌리기 위해서는 독서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표준독서지표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줄수 있도록 문화.교육.경제.언론등 연관분야의 지원과 정책적인 배려도 따라야한다. 가정과 학교, 사회, 국가가 다함께 건전한 사회와 바람직한 생활환경을 위해 독서여건을 조성하고, {참여매체}인 문화공간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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