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한우물파기에 의해 궁극적 진리를 추구해 간다고 하는 철학적 사유의모습은, 또다른 측면에서 설명하여 보자면, 상식으로부터의 탈출을 뜻하는것이라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상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미리 주어져 있는 세계이고,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세계이다. 상식은우리들의 앎의 토대가 되는 세계이다. 그러나 상식이 수행하는 역할은 우리들의 앎의 욕구를 촉발시키고, 우리의 진리 발견에의 노력을 진지하게 독려하여 주는 것이 아니다.상식은 우리를 기왕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계속에 안주하게 하는 역할을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식은 지식에의 욕구나 진리를 추구하여 가고자 하는 의지를 꺾어버리는 독소로서 기능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상식은 내적인토대를 갖추고 있는 지식이 아니다. 상식은 외적인 토대를 갖는다. 상식은 나밖의 세계속에서 완제품으로 주어지는 지식인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상식적차원에서 어떤 문제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다면, 우리는 그 의문을 풀어내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물어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금방 우리의 그러한 의문에 대하여 답변을 제공하여 줄수 있을것이다. 상식의 세계 속에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지식은 알려져 있는 것이다. 나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나밖의 세계 속에서는 이미 모든것이 알려져 있는 것이다.
알려져 있는 세계속에서는 철학적 사유를 촉발시키는 근원적인 의문이 제기될수 없다. 철학은 바로 알려져 있는 세계에서 떠나 진실로 세계는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탐구하여 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은 나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진실로 이러한 열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철학이라할수 없다.
철학은 상식으로부터 떠나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러한노력은 나의 전 열정을 동반하여 수행되는 것이다. 상식이 타인의 세계에 속하는 것이라면, 철학은 나의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 진실로 소크라테스의 {무지에의 자각}이나 데카르트의 {모든것을 의심하기}란 바로 이렇게 상식의 세계에서 떠나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이러한 노력은 비단 서양철학에 있어서만 나타는 것은 아니다. 동양철학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이황이 {스스로 체득하기}를 말할때, 그것은 결국 이러한 것들과 다른 것이라 할수 없는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동양철학은 이렇게 자기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식의 영역에서보다는 수양의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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