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미국 대표단 숙소인 힐튼호텔 경주가 외곽부터 숨 막히는 보안 속 '국가 보안시설급'로 운영되고 있다.
◆특급 작전지역
29일 오전 힐튼호텔 경주 정문. 입구에 세워진 4m 높이의 임시 구조물 사이로 차량이 천천히 통과하고 있다.
출입 비표(식별 표시)가 있더라도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차량은 입구조차 지나갈 수 없다.
이날 식자재를 실어 나르는 차량 역시 정문을 통과하지 못해 입구 옆 작은 출입구에서 경찰 입회 하에 손수레를 이용해 물건을 주고받았다.
정문에는 경찰을 포함한 경호 인력이 10여명으로 전날에 비해 2배 이상은 증가했다.
호텔 주변 산책로마다 검문소와 경찰이 배치됐으며, 호텔 뒤편 호수에는 해경 경비정이 24시간 감시 태세에 들어갔다. 경비정으로는 보기 드물게 완전 방탄소재에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까지 가능한 특수장비이다.
APEC 관련 비표가 있다면 정문 입구는 통과할 수 있지만 고작 100m도 가지 못해 마주치는 두 번째 바리케이트(차단막)가 또 한 번 걸음을 멈추게 한다.
여기서부터 숙박 인원이나 경호 인력, 호텔 직원 등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경호 인력들이 두꺼운 서류 뭉치를 들고, 출입하는 사람들의 사전 등록 여부를 체크하기 때문이다.
안쪽에서도 눈에 띄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호텔 앞 공원 주변에 경호 인력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복을 입은 채 계속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호텔 로비에는 4m 높이의 임시 차단 스크린이 설치돼 외부 시야를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
경호 관계자는 "VIP 등 특수 경호 대상과 관련해서는 엘리베이터부터 모든 동선이 완전히 분리된다"며 "안전이 최우선 과제로 지시됐다"고 귀띔했다.
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던 보문호수 산책로는 이날 사람 한 명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공원 곳곳에 통제선이 쳐졌고, 경찰들이 4~5명씩 무리 지어 서 있었다.
힐튼호텔과 약 300m 떨어진 경주월드(놀이공원)도 바로 전날까지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가득했지만, 이날은 운영을 중단한 채 무거운 적막감만 가득했다.
경주월드는 29일부터 이번 APEC가 진행되는 동안 임시 휴업한 채 경찰 등 경호인력의 주차 및 대기공간으로 활용된다.
◆미국 경호처 '2조원대 방호장비'
호텔 앞 광장에서는 미군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들이 금속막대기를 들고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보안관계상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미국 측이 호텔에 설치한 방호장비만 약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속탐지기부터 드론 탐지 시스템, 도청 방지 장치 등이 미 대통령 경호처 차원에서 직접 설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객실은 아예 식사며 각종 음료들이 미국 측이 별도 준비했고, 창문에는 미사일조차 막는 특수장비가 둘러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 경호를 위해 인근 포항에 기지를 둔 미 해병대 '캠프무적' 병력들이 힐튼호텔에서 상주 중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이 벌써 한 달 전부터 호텔에 묵으며 방호장비를 설치해 왔다. 무게만 수톤(t)에 달하는 최소 2조원을 넘는 장비라고 들었다"면서 "24시간 긴장의 연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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