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개법통과 국회 이모저모

여야는 4일밤 마라톤 협상끝에 통합선거법등 정치개혁법안에 대한 극적인 합의점을 도출, 국회본회의에서 여야만장일치로 혁명적인 3개 관련법안을 통과시키고 새해 첫 임시국회의 대미를 장식했다.이날 본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폐회를 불과 45분 앞둔 밤11시15분께 황윤기의원(민자)의 제안설명을 듣고 정치개혁입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통합선거법이 가결되자 역사적인 순간을 되새기려는듯 잠시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의원들은 이어 강신옥의원(민자)과 강수림의원(민주)이 차례로 나와 시간절약을 위해 각각 정치자금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해 약식으로 한 제안설명을 듣고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는데 여당보다는 야당의원들이 비교적 밝은 표정을 보여 대조적인 모습.

그러나 정치개혁의 제도적인 장치가 우여곡절끝에 완결됐다는 여야의원들의성취감은 불과 10여분을 넘지는 못했다.

민주당의 최연장자인 홍영기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부.여당의 {아킬레스건}인 우루과이라운드(UR) 재협상의 필요성을 논리정연하게 설파하면서야당의 다음공격목표가 UR문제가 될 것임을 짚고 넘어갔기때문이다.그러자 민자당 의석에서는 [의사진행발언만 하라]는 고함이 나왔고 이에 민주당의석에서 맞고함으로 반격하는등 다소 분위기가 경색되는듯 했으나 여야의원들의 축제무드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이만섭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기에 앞서 [정치개혁입법을 여야합의로 통과시킴으로써 우리 정치사의 한 획을 긋게 됐다]며 [이제 우리 국회와 정치권도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정치개혁법안 통과가 정치권 신뢰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

이의장은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법집행의 강한의지와 국민 모두의 의식전환이 없이는 우리가 소망하는 밝은 미래가 오지는않을 것]이라고 부연.

0---이날 법사위소속 의원들은 당초 회의예정시간을 9시30분으로 통보받고 회의장에 모였으나 정치관계법특위에서의 심의가 지체되자 위원장실에 모여앉아다소 초조한 표정으로 서로 정치관계법안 내용을 화제로 삼으며 대기.그러나 저녁 10시가 조금넘어 정치관계법특위에서 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전해지자 법사위는 제안설명과 짤막한 질의시간만을 가진 뒤 토론과 축조심의는 생략한채 40분만에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안등 3개 법안을 원안대로의결.

황윤기 강신옥의원(민자)에 이어 {지방자치법개정안}을 제안설명하기 위해나온 박상천의원(민주)은 [이같은 법안이 성안돼 상정할 수 있게 된 이시대에감사드린다]는 말로 그간의 협상결과를 자평.

이어 질의순서로 들어가자 강철선의원(민주)은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명예직으로 규정했는데 국회의원도 위원회 위원이 될수 있느냐]고 질의, 박상천의원은 [그건 국회규칙에 정하도록 돼 있으나 입법의도는 국회의원은 배제하는 것]이라고 설명.

또 강재섭의원(민자)도 [선거법의 취지는 선거때 돈을 적게 쓰는 것인데 선거가 있는 해에는 국고지원금을 두 배로 늘리게 한 것은 모순 아니냐]고 지적하자 박의원은 [선거가 있는 해에는 평상시보다 더 돈이 들기 마련]이라면서[국고보조를 두배로 늘린다해도 야당은 당권을 잡은 사람이 돈을 내놔야 할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 의원들은 폭소.

이어 의원들의 질의신청이 계속 잇따르자 현경대위원장은 다소 조급한 표정으로 [급하게 하다보니 법안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오.탈자나 자구수정등 문안정리는 위원장에게 위임해달라]고 양해를 구한뒤 만장일치로 원안통과를 선언.

0---정치관계법심의특위는 여야총무간 협상타결에 따라 이날밤 9시반께 전체회의를 열어 통합선거법등 3개법을 20여분만에 숨가쁘게 만장일치로 통과시킨후 여야의원 모두 함께 기념사진촬영을 하며 자축.

이날 회의를 마지막으로 자동해산된 특위의 신상식위원장은 [이로써 우리나라 정치문화의 기본틀을 구성하고 정치개혁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여야6인협상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산회를 선포.

민주당측 간사인 박상천의원도 [지난 13대 국회부터 민주당이 끈질기게 추진해온 지방자치법등 3개 정치개혁법을 오늘 모두 통과시킴으로써 정치개혁의큰 봉우리를 넘게됐다]고 감회를 피력.

이에 앞서 여야총무가 특위를 방문, 6인협상대표들의 노고를 위로했는데 민자당 이총무는 특히 [{국민들 기억속에 영원히 기억될 정치인}이라는등의 모든 찬사와 영광을 여러분에게 돌린다]며 [여러분들의 이같은 역할이 바로 역사를 창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극찬.

0---이날 여야가 하루종일 동시선거 실시날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 타결의 실마리를 잡은 때는 오후7시반 열린 민주당이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협상전권을 김대식총무에게 위임하면서 부터이다.

이어 김총무는 민자당 이한동총무와 곧바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접촉을 갖고 95년6월27일 동시선거 실시등 3개항에 합의하고 정치관계법심의특위 여야 6인협상대표팀에 통보한 뒤 다시 귀빈식당에서 모여 합의문을 발표.이에 앞서 신위원장등 민자당 협상대표들은 야당과 협상과정에서 거의 호소조로 6월하순안을 민주당측이 수용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는 6월하순안이 김영삼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기때문에 여당으로서는 더이상 양보할 틈이 없었기때문이라고 한 특위 관계자는 설명.민주당측은 이미 전날부터 민자당측의 이같은 완강한 자세를 감지했으나 민자당이 더 이상 양보하지 않기 위한 협상전술로 {대통령의 안}이라는 방패를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다 이날 오후 늦게 {진실}임을 확인하고 물러섰다는 후문.

민주당측은 민자당이 6월하순 주장을 고수하는 이유로 *농번기로 인한 투표참여 저하를 의식하거나 *정치.사회적 불안기인 4.5월을 피하려는 것으로 분석.

그러나 6월하순안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부터 민주당관계자들은 [민자당 전당대회를 비롯한 대통령의 깊숙한 정치일정 구상에 따른 것]으로 최종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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