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중문화개방을 놓고 우려와 반발이 비등하다. 개방의 가.부가논의 이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우선 되어야할 것은 과연 우리 문화의 자생력이 충분히 뿌리 내려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일제 36년과 6.25이후의 혼란기를 거치는 동안 우리의 문화행태는 안팎 곱사등이의 꼴이 되고 말았다.**혼돈의 우리 문화**
더러는 일제에 의해 말살의 위기를 맞고 더러는 사상 논쟁으로 괴멸되고 나머지는 물밀듯이 들어온 서양문화에 제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해도 순수예술가, 문화인들이 그들의 혼을 불살라 이룩한 예술이, 또문화가 있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적으로 어려웠던 시대가 마감되고 난 후부터 우리문화 예술은 돌이킬 수 없는 혼돈과 무절제로 빠져 들어갔다. 이른바 군사독재정권을 거치는동안 획일화된 문화, 수용의 자세뿐인 예술로 길들여지기 시작하여 정치적인상황과 마찬가지로 {비판}이 없는 문화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문화예술작품의 가치능력, 정당성등을 검토, 평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함께 {발전의 채찍}보다는 {안이한 수용}쪽을 선택하는 기형적 문화예술행태를만들고 말았다.
**{진정한 비평}없어**
창작과 비판(비평)은 일난성 쌍생아와 같다. 비평없는 창작은 자칫 창작행위를 제자리 걸음 내지는 퇴보시키는-마치 고인 물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진정한 문화발전은 치열한 비판이 제 기능을 발휘할 때만 기대할 수 있다.책을 예로 들어보자. 소설가가 소설을 썼다. 책 첫머리나 끄트머리엔 으레서평이 쓰여 있다. 분명히 {평}이되 진정한 비평이라고 볼수없다. 대부분이문단의 친지나 인간적, 문학적인 친밀감에서 쓰여져 제3자적 입장을 확보할수없어 비평의 기능이 십분 발휘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림이나 음악 또는 그이외의 모든 예술활동이 마찬가지로 가치평가보다는 일반적인 소개,천편일률적인 말의 잔치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언론에서 취급하는 것마저 단평에 머물기 때문에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비평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대중예술로 영화의 경우를 보자. 영화 {서편제}는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보고 훌륭한 영화라고 칭찬했다]는 TV방송이 나가자마자 언론이 {서편제}로 온통 도배를 하고 상영극장앞은 관객들로 장사진을이뤘다. 물론 [우리 영화도 이렇게 잘 만들수 있구나]는 경이로움도 큰몫을했지만 예술행위의 잘잘못을 가려내기 이전에 박수소리에 밀려 백만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었다는 심증을 버리기 어렵다.
{서편제}와 유사한 작품은 나올수 있어도 더 나은 작품이 이어 만들어 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십중팔구 어렵다. 부족한 부분은 모두 가리워지고 미화되어미처 반성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군사정권 가치관탓**
비판부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전문가가 없다. 둘째 정치, 사회적인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문화예술부문까지 스며들어 {비판}을 발전의 채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의 소리로받아들이게 만든 과거 군사정권하의 그릇된 가치기준 때문이다.비판의식이 없는 사회는 죽어있는 사회나 다름없다. 무비판적 사고는 문화발전과 더불어 사회발전의 암적인 행태요 나아가서는 정신문화의 위기를 불러온다.
{무비판적 수용}에 은연중 물들여진 우리 문화의식에 타국의 문화개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상상이 가는 일이다. 혹자는 {우려일 뿐}이라며 일축하기도 하고 {우리 문화의 세계화로 대처하자}고 하나 그런 인식들이야 말로 정말 {우려할 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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