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분별한 개발 팔공산 머루도 "희귀종"

이번 조사는 대구시가 10년마다 벌이는 정기생태계조사에 속하지만 과거의어느 조사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체계적이어서 팔공산 생태계에 대한 가장정확한 학술조사로 평가된다.이번 조사는 {자연환경} {산림토양} {식물상}{삼림식생} {곤충상} {야생동물}{버섯류} {어류}등 8개부문으로 나눠 장기적으로 이뤄진 까닭에 팔공산생태계에 대한 최초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참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춘란 군락도 훼손**

먼저 그동안 6백여종으로 알려져 오던 팔공산의 식물은 1천79종으로 조사돼자료상으로는 4백종 이상 늘었으나 이는 과거 조사의 형식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실제 분포하는 식물은 줄어들고 있다는게 조사관계자들의 설명이다.머루.다래.으름덩굴.오미자.오갈피나무.족도리풀.참취.단풍취.더덕.참나물등9종은 멸종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지역에서 군락을 이루던 백작약 춘란 산두릅등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삼림의 파괴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원시림이 대부분 파괴, 이차(이차)림으로 대체됐으나 육림정책의 부재로 효율적인 조림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포유류 조류 2분야로 조사된 야생동물도 거의 멸종상태에 있거나 서식에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공산에서 발견된 14종의 포유류 가운데 청설모.다람쥐.집쥐등 3종만이 어느정도 서식하고 있을뿐 족제비.고슴도치.오소리.너구리.멧돼지등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도 여름철 27종 겨울철 26종 봄철 35종이 관찰됐으나 대부분 텃새여서그동안 당국의 서식지 관리소홀로 상당수의 새가 팔공산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6백45종으로 기록돼오던 곤충류도 이번 조사에서 3백37종이추가, 팔공산에는 모두 9백82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유기질소함량 심각**

붉은점모시나비가 멸종위기종으로, 큰주홍부전나비 왕오색나비 유리창나비범하늘소 늦반딧불이 왕나비 등 6종이 희귀종으로 드러났으며 팔공우리딱정벌레.팔공길쭉먼지벌레?승모황백매미충 등 3종은 팔공산지역을 대표하는 고유곤충류로 기록됐다.

3백18종이 발견돼 다른 산에 비해 많은 종이 자생하고 있음이 드러난 버섯류는 산림식생이 덜 파괴된 지역에는 어느 정도 풍부했으나 등산로 시설지구 주위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팔공산일대의 계류에서 발견된 어류는 17종으로 그중 돌마자 긴몰개 자가사리 동사리 등 4종의 한국특산어류가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동식물 등의 생존조건을 이루는 환경과 토양에 대한 조사에서도 오염도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 산성비 무분별한 개발이 팔공산의 지형과 지질조건을 바꿔 풍수해가뭄 등이 닥칠 경우 대규모 자연생태계파괴의 위험이 있으며 토양 산화도낙엽송림이 ph 3.7에 이를 정도로 심하고 유기물 질소의 함량도 심각한 정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팔공산 생태계파괴의 주범은 무분별한 개발과 팔공산을 찾는 시민들의 보존의식부족이라 할 수 있다.

팔공산 입구인 지묘동에 2천세대 규모의 15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으며 동화사 파계사 갓바위 등 집단시설지구에만 46개의 식당 7개의 숙박시설이 영업중이다.

**쓰레기도 한계달해**

여기에 능성.백안.지묘동 등 주변지역에 영업중이거나 신축중인 여관 식당들까지 합하면 팔공산 일대가 각종 건축물과 업소로 뒤덮인 지경이다.93년 한해동안 팔공산을 찾은 7백20만명의 이용객 가운데 6백20만명이 남쪽사면 즉 대구시쪽을 이용, 이들이 버리는 쓰레기와 분뇨가 처리한계를 넘어섰고 흙 나무 꽃 등의 남획도 생태계파괴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개발과 이용객의 증가가 팔공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당국의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휴식년제, 자연생태보호구역의 확대와 개발수입금을 환경보존에 투자하는 것 등도 강구돼야 할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 팔공산을 지키겠다는 시민의식이 팔공산보존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된다는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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