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핵카드}한계... 실리챙기기

미 클린턴대통령의 일련의 무능외교에 일대 돌파구를 열어준 이번 북미회담성과는 오는11월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행정부와 클린턴대통령의 입지를대폭 강화시켜주는 결과가 됐다.김일성사망후 북한경제는 더욱 파탄직전에 놓여있고 설상가상으로 금년 쌀농사는 흉작으로 인해 확산우려기미가 있는 주민들의 민심이반에 따른 불안을막고 특히 최근 사회주의체제 최후 보루이자 동반자였던 쿠바 카스트로정권의풍전등화를 목격한 김정일로서는 더이상 버틸수 없는 체제한계를 인식하지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북한내 군부강경파나 이데올로기 신봉파등의불만을 의식할 정도로 처해진 여건이 {그렇게 편치않다}는 자체진단이 대미유화내지는 핵양보카드로 연계됐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이같은 북한의 유화노선채택은 갈루치대표가 지난3일 워싱턴을 출발하기 직전 북한외교관으로부터 {이번만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을것}이란 암시를 받았을때만해도 미측대표단을 실감하지 못했다는 실토를 할 정도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데 힘겨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8일 회담때 북한 강석주대표가 운을 띄운 {국제사회가 안심할수 있는 핵투명성 보장} 언질을 할때 뭔가 김정일로부터 회담성과에 염두를 두고 전략을짜보라는 긴급지시를 받은후 자신만만한 제스처를 이례적으로 써가며 계속얘기할 듯했던 강대표의 표정에서 이미 변화의 조짐은 보였다. 피곤한 기색의갈루치대표 안색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던 강대표는 이번에야말로 자신들이능동적으로 대처, {핵고비}를 넘겨야겠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우러나왔던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절지고 피폐된 경제난속에서 북한은 현실적으로 당장 {빵}과 {달러}를 외면할 수 없는 시점에 와 있고 {핵카드 소진}에 대한 판단 또한 노회한 김일성이 사망직전에 내렸던 점에서 김정일로서는 {대안없는 최종선택}의 절박한 결단을 이번회담에 임하면서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미국또한 지난 8일을 기점으로 본국으로부터 중대한 모종의 양보지시를 받고협상테이블에 앉은 북측 대표단의 변화를 감지, 긴급하게 한국측과 협의하는과정에서 외무부당국자들은 북측의 노선수정기미를 눈치챈 것으로 보인다.제네바 외교소식통들은 북한전략변화는 경수로방식에서 한국형채택을 줄곧주장해온 미측입장에 현실적으로 승복하고 폐연료봉의 반영구적인 방식인 건식방법처리에 동조한 마당에 핵투명성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불원간 수많은 미국과 서방기술진들의 입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이들의 영사업무를 담당할 외교대표부 개설이 병행하리란 예상은 이런 여러제안들이 포괄적 성격으로 서로 맞물리는 연쇄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에서 가능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이번 회담기간 특이했던 점은 북한당국의 보도태도이다. 그들은 종전과는 달리 노동신문등 관영매체를 총동원, {경수로지원}과 {대미관계개선}등 현실적타협이 가능한 이슈들을 거의 매일 보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미클린턴대통령의 김일성사망에 대한 {애도표시}를 자신들의 숙원인 대미수교의 기폭제로 삼고 최대한의 밀월리듬을 겨냥한 행보를 지속해온 것으로풀이된다. 내부적 동요와 파탄을 미국을 통해 실리추구의 반대급부를 섭취하고 체제안정은 물론 국제사회의 원만한 일원으로서 발돋움하려는 북측의 노선은 김정일체제가 현실적으로 중국식패턴을 따른 {개방주의}를 답습할 예비단계의 시그널로 간주될수 있을것 같다.

문제는 이번 합의사항들에 대한 세부적 실천사항이 구체적 실시시기와 방법론에 대한 양측의 성실한 이행과 약속존중자세에 있다.

아무튼 이번 3단계회담은 미.북한관계 뿐만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안전의 기틀을 다지는데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의미있는 회담으로 평가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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