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2차연도의 공과를 점검하는 170회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개천절 연휴를 끝내고 4일부터 중반활동에 들어갔다.지난 28일부터 시작된 이번 국정감사에 대한 초반평가는 여야의원들의 높은출석률과 왕성한 질의로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에서는 국회법 개정으로 의원당 질의시간이 15분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독점}과 중복질문등의 구태가 재연돼 {정책감사}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좀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제기됐다.
0---올해부터는 여당의원들의 달라진 국감자세가 두드러진 현상이다. 재무위의 재무부와 한국은행, 은행감독원등에 대한 3일간의 감사에서는 여야의원 전원이 발언하는 기록을 세웠다.
은행에 재직할때부터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재무위와 인연을 맺고있고 금융통으로 알려진 류돈우의원(민자)은 여태껏 국회에서의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해왔고 언론보도에도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사비를 들여가면서 비서진을 한명 더 보강하고 질의원고도중요내용을 직접 작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원길의원(민주)은 사설여론조사기관인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김영삼정부의신경제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배포했다.또한 같은 재무위 소속 박태영의원(민주)은 무려 80여쪽에 달하는 단행본 수준의 보도자료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또한 현장조사와 인터뷰, 독자적 자료수집과 연구활동등을 통해 살아있는 정책대안 제시도 하고있다.
노동환경위의 신계륜의원(민주)은 한강오염문제를 다루기위해 한강취수장과상수원등을 여러차례 답사했고 재무위의 이경재의원(민주)은 지역구인 구로공단의 중소업체를 방문해 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조사해 발표했다.개정 통합선거법 이후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가 가장 유망한 지역구관리란 점을 인식해 다른 의원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서훈의원(무소속)은 상공부에 대한 감사에서 투사기를 동원하기도 했다.국방위의 장준익의원(민주)은 독자적으로 UH60 헬기의 추락사고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홍사덕노동환경위원장은 위원회 진행상황이 초반에 언론의 관심을 끌지못하자 여야의원 보좌 비서진들을 불러 질의자료 작성시 {간단명료} {중복회피}{기보도내용 회피} {지방감사시 전일 배포}등 언론홍보를 위한 나름대로의{노하우}를 일러주기도 했다.
0---그러나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국감출석률이 높아지고 여야를 막론 발언횟수는 분명 늘었으나 실질적인 내용면에서는비효율성이 여전하다.
마이크 독점은 물론 중복질의가 거듭되고 10시간 질의에 고작 답변은 1시간남짓하고 보충질의도 없어 수감기관으로서는 한순간만 모면하면 그만이다.또 량에 비해 질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민간단체와 일부 언론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나라정책연구회(회장 이영희인하대교수)가 국회속기록만을 단순 검토, 의정활동 평점을 매기자 의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중복질의인줄 뻔히 알면서도 속기록에 남기기 위해 질의를 재탕 삼탕하고 있다.
몇달간 준비한 정책문제도 시사성 있는 사건이 터지자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다. 군수체제의 재정비, 3군의 균형발전문제, 한미연례협의회, 신국방정책의문제점등 숱한 중요현안에도 불구하고 군장교탈영등 사건이 터지자 야당의원들은 연일 이 문제에 매달리기에 바쁘다.
[국방정책의 근본부터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두달간 2백여명의 국방부관계자들을 면담하는 등 열의를 보였던 의원과 미국까지 보좌진을 보내 군수물자생산현장을 조사토록한 의원조차 대형사건이 터지자 여태 준비한 안건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사건에만 매달린다.
농림수산부 감사에서는 의사진행발언 시간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의원끼리 입씨름을 벌였고 감사 첫날 재무부에서는 이철의원이 자료제출이 부실하다며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가 문제제기를 했다가 호응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농림수산위는 29일 과천청사 인근 호텔로 허재홍(민자) 김인곤 김영진 이규택의원(이상 민주)등이 사우나를 갔다가 늦어지는 바람에 오후 회의개회가 늦어졌고 이날 종일 대기한 8개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가 서면질의와 답변으로대체되기도 했다.
0---개천절 연휴로 실제 활동기간이 나흘에 불과했지만 이번 국감은 초반부터촌극과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법사위의 군사법원 감사에서는 이병대국방장관이 답변을 시작하자 여당측이 전군지휘관 회의를 이유로 서면답변을 종용, 10분만에 서둘러 감사를 종료해 야당의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또 외무통일위에서는 통일정책실이 제출한 국감자료를 통해 통일원 예산 3억원이 외통위 소속의원들의 외유경비로 지출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데대한 화풀이로 여야의원들이 {예산낭비}를 집중 추궁하는 촌극을 연출.통일정책실의 국감자료제출은 통일원 비용으로 외유를 다녀온 이종찬의원의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
보사위는 지난 30일 국립보건원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지방출장중이던 서상목보사장관을 불러들여 인도에서 발생한 페스트에 대한 방역대책을추궁하는 기민성을 발휘.
그러나 페스트가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발병한 적이 없는 전염병인 탓인지의사 출신인 양문희의원(민주)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전문지식이 없어정작 질의수준은 기대에 미흡.
노동환경위의 서울지방노동청 감사에서는 방극윤청장이 업무파악미숙으로의원들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홍사덕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는등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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