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부산의 가뭄이 이토록심했다면. 지난 6월부터 비같은 비구경을 못한대구.경북지방주민들은 하늘을 원망하기에는 너무나 지친듯 이제 현정부의 푸대접에 삿대질을 해댄다.각종 흉악범죄가 날뛰고 국민이 낸 나랏돈이 공무원의 호주머니돈이 되는 어수선한 시국에 유례없는 가뭄이 계속되자 이곳 인심은 더욱 메말라지고 최고통수권자를 향한 원망마저 쏟아진다.
**쏟아지는 원망**
예부터 천재지변이 기상이변에서 비롯됐지만 지존인 제왕들은 통치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었다. 세종대왕은 가뭄이 극심하자 친히 궁궐밖으로 나와 하루종일 뙤약볕을 받으며 하늘에 잘못을 빌고 기우행사를 몸소 치렀다는얘기도 있다. 후세인 요르단국왕도 지난2월10일 가뭄이 극심하자 군중과 함께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를 기원하기도 했다.
세종대왕의 선대인 태종은 가물때 병으로 누워 비를 염원하다가 임종을 앞두고 내가 죽어 혼이 있다면 이날 비를 오게 하겠다고 했는데 승하일인 음력5월10일 비를 내려 이를 후세 사람들은 태종우라 일컫는다.올해도 지난 6월18일(음5월10일) 대구지방에는 14.5mm의 태종우가 내리긴 했다. 그러나 7년 대한에도 소나기가 내리지 않는날이 없다는 옛말과 같이 간헐적인 적은 량의 비는 내렸지만 대구를 포함한 경북지방의 가뭄은 생존자들의증언을 통해서도 그 유례가 없다고 한다.
**가뭄속 감이 개암**
저수지의 물은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이며 가을산이 단풍으로 물든듯 보이지만 대부분의 수목은 말라 단풍처럼 보일뿐이다. 경북동북부지방은 식수와 공업용수가 바닥이나 주민들이 아우성이다.
고개숙여야할 벼이삭은 하늘을 쳐다보고 빳빳이 서 있으며 가을을 맞아 누렇게 매달려야할 감나무에는 가뭄에 깡말라 개암열매가 열린듯하다. 80대의 한촌노는 [80평생 숱한 가뭄과 홍수를 보아왔지만 올해와 같이 콩밭에 있는 콩이 콩섬만 지은채 열매한개 들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올해 가뭄지역콩밭에는 콩과 팥이 한알도 없어 씨앗 구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이같은가뭄은 유난히도 타지역을 제외하고 대구와 경북일부지역이 극심하여 주민들사이에는 갖가지 유언비어까지 난무하고 있다. 동해에서 잡힌 천년묵은 거북에서부터 5-6공정부하의 물풍년, 문민대통령의 통치력 부재에 이르기까지.그러나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해당주민들의 큰 불만은 고위층의 체감과 대책이다.
지난1월초 낙동강수질오염사고가 터졌을때 정부의 대응에 비해 경북지방가뭄의 정부대응을 비교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비롯, 국무총리와 각부장관의 요란한 부산행차와 후속대책에 비하면 시사하는바가 너무나 크다. 낙동강고갈로 인한 상수원오염이 결국은 부산에도 영향이 미칠것이며 포철등의 기간산업이 가뭄으로 마비된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올 것이다. 제반사정을 감안한다면 진작부터 대책을 세웠어야 할 것을 이제야 실태조사차원에서 맴돌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가뭄이 한창인 여름 정부고관이라곤 민자당대표가 지역국회의원을 대동하고형식적으로 둘러본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이곳만 빠져도 아무런 대책이없다가 뒤늦게 마지못한 실태조사라니 해당주민들은 지방민은 사람도 아닌가라는 탄식이 나올수밖에 없다.
**뒤늦은 후속대책**
이곳의 가뭄과 같은 사태가 만약 수도권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해보자. 대통령을 비롯, 정부 각부처가 호들갑을 떨것은 물론 수도권주민들의 아우성은 불을보듯 뻔하다. 전국민의 25%가 살고있기 때문에 당연한것으로 보일지모르지만지방과의 격차는 너무나 크다.
각종정부시책사업에서도 타지역에 비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뭄대책까지외면당한 주민들의 소외감을 당국은 알아야한다. 가뭄이 치자의 부덕이든 천재지변이든 대책이 균형있게 이뤄진다면 통치자에 대한 원망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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