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석유 시추'놓고 떠들썩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자신의 영지내에서 유전시추를 허락하자 자연보호론자들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런던근처의 버크셔에 있는 여왕의 공식관저인 윈저성 경내에서 유전이 발견되면서 원유시추작업을 두고 나라전체가 떠들썩하다. 11세기경에 지어진 윈저성은 유럽에서도이름난 고성중의 하나. 여왕은 이곳에서 석유가 쏟아질 경우 그 돈으로 화재복구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알려졌다.지난번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윈저성복원에 고심해온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는 재원을 충당할 절호의 기회가 될듯하지만 문화재보존단체와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가 여간 만만하지 않다. 내년 1월4일로 시추날짜를 잡아놓은석유탐사회사인 카누크회사측은 시추단계에서는 윈저성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

현재 인공지진으로 매장량을 측정해본 결과 1억배럴(4조5천억원가치)이 예상되고 있다. 환경 파괴측면에서 보더라도 석유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이 지역전체의 공기오염은 물론 엄청난 차량과 소음으로 원저성이 몸살을 앓을 것은명백하다. 윈저성의 석유시추계획을 가장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이는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인 데니스 오트윈시장. 이번만큼은 여왕폐하의 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역주민들 모두가 경악하고 있다면서 시추계획을 무효화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영국의 문화유적보존위원회는 이제까지 문화재보존을 위해 해당지역의 석유탐사계획을 대부분 저지해 왔다.

최신식 공법으로 흔적도 없이 시추작업을 마치겠노라고 석유회사측은 장담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여론은 고고한 옛성에 손대는 것을 허락한 여왕에게 씁쓸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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