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로운 "정치 결사 탄생예고"

청와대에서 민자당소속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초청만찬이 열리고 있던27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는 이날 민자당의 전 행사에 불참한 金鍾泌전민자당대표와 朴浚圭전국회의장의 만남이 있었다.이날 만남이 뜻하는 상징성은 크다. 거창하게 JP와 TK의 연합이라는 정치적인 의미 외에도 金전대표가 청와대만찬과 같은 시간에 다른 모임을, 그것도민자당에 타격을 안겨줄 수 있는 TK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거사를 도모했다는점은 金전대표가 민자당과의 결별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공화계 핵심인 具滋春의원은 金전대표가 美國에 가 있던 22일朴전의장을 만나 사전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朴 두사람의 만남은 약 두시간동안 이어졌다. 측근들에 의하면 두사람은金전대표가 추진하려는 신당창당등 최근 현안을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자리를 일어설때쯤 두사람은 만취상태에 있을 정도로 기분이좋았다고 한다. '이야기가 잘 됐다는 뜻'이라고 金전대표의 한 측근은 전했다.

이날 두사람의 이야기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있다. 내각제를 내거는 신당창당에 대한 의견이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있을뿐이다. 金전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TK원로인 朴전의장이 신당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JP와 TK세력간의상징적인 연대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JP세력과 비민자 TK세력 전체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은 때이른 감이 없지 않다. 金전대표가 사실상 자신의 거취를 분명하게 밝히고 탈당의 시기만은 남겨놓고 있다는 점에서 金전대표의 분명한 거취표명을 기다리고 있던 일부 反민자 TK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아직 그들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현재 몇몇 세력으로 분화돼 있는 비민자 TK세력들은 서로 약간씩 생각이 다르다. 서로 정치적 입지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모색하고 있다. 큰 줄기로는반민자기류와 내각제를 바탕으로 연대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각각의 계산과 명분이 달라 쉽게 합쳐질수 없을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TK측 한 인사의 말처럼 "외부에서 보듯 그렇게 쉽게 두 세력이 연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한편 朴전의장과의 회동을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온 金전대표는 청와대만찬을 마치고 들른 측근인사들과 환담을 나누며 결연한 의지를 과시했다.그는 "내갈길을 가겠다"는 말을 다시 했다. "이 나라가 개인의 나라가 아니야. 뜯어 고쳐야 해. 내가 꼭 할 거야"라는 말도 했다. 당명개칭이 원점으로 돌아가 '도로'민자당이 돼버린데 대해 그는 "그게 무슨 일이야. 세상을 온통 시끄럽게 해놓더니 흐지부지 할 수 있는 것야"라고 빈정댔다.그는 黃珞周국회의장과 민정, 민주계 중진들의 면담요청이나 金대통령의 회동제의가 있을 경우에 대해 "안만나. 내게 그런 것 묻지말아"라고 일축했다. 여권핵심부와의 극적인 막판 화해의 가능성이 물 건너 갔음을 나타낸 것이다.

金전대표의 한 측근은 "JP가 설날 연휴를 지나면 다양한 사람들을 접촉할것"이라며 "공식적인 탈당의사 표명은 민자당 전당대회 직후가 될 공산이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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