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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시의 푸른나무(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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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아주머니도 많이 아시네. 제가 그런 출신이람 아주머니가 어쩌겠어요?""고발은 내가 해야지"

"고발을 해보세요. 저두 고발을 할테니깐요"

"내 좋은 말할 때 돌아가. 가서 그 복지원 일이나 잘봐. 공무원이람 자기 공무에나 충실해. 나잇살 하나라두 더 먹은 내가 충고할 때 고분고분 말들어.나도 손쓸 데가 있는 사람이야. 내가 너 뒷조사를 부탁할 데도 있구""아주머니, 좀 앉으세요"

노경주가 의자에 앉는다.

"난 못앉겠다"

"제가 다음 일요일, 아니, 담 담 일요일, 보름 뒤에 들리겠어요. 다음 주는교육이 있어 출장을 가야 하니깐요. 그동안 시우씨가 거처하는 저 창고같은방을 사람이 거처할 만큼 개선해 주세요. 그리고 시우씨 앞으로 월급통장을만들어 놓으세요. 시우씨가 아무리 정신지체자라해두 근로기준법에 의거한최저임금은 지불해야 할 거에요. 그 금액은 동사무소에 문의해도 알 수가 있어요. 작년 늦가을이라면 11월 하순인 모양인데, 12월 1월 2월, 3개월치 적금 불입을 은행에 해놓으세요. 저도 시우씨 본적지 조회를 경찰에 의뢰하겠어요"

"놀고 자빠졌네. 그래, 너 마음대로 고발을 하든 고소를 하든 배짱대로 해봐. 나두 소금물 먹으며 험한 세월 여기까지 살아왔으니 그만한 배짱은 있다. 할 말도 있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어서 꺼져!"인희엄마가 안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소리나게 문을 닫는다. 노경주가 따라간다. 방문을 연다.

"아줌마, 저두 마지막 말 하고 가겠어요. 우리 복지원에서 나간 분이 취업을했는데 시우씨처럼 권리주장을 못해 불이익을 당한 사례가 있었어요. 사회복지부에 고발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아세요?"

"난 몰라두 돼. 정 무슨 일이 있다면 쟤를 내보내면 될 것 아냐""아주머니두 자식 키우면서 너무 그렇게 몰인정하시면 안됩니다. 제 말은,시우씨의 최소한 인간적 권리를 인정해 주시라는 겁니다. 아주머니가 남을고용한대두 그만한 지출은 해야잖아요?"

노경주가 사근사근 말한다. 방문을 닫는다. 내 쪽으로 온다. 나를 보고 웃는다. 눈아래 주근깨에 주름이 잡힌다.

"시우씨, 선물이에요. 이것 받아요"

노경주가 말한다. 그녀는 식탁에 놓아둔 상자를 내게 준다. 다음 다음 일요일에 다시 오겠다며 노경주가 떠난다.

그 선물상자에는 남자용 러닝셔츠와 팬티 세 벌이 들어 있다. 인희엄마가 그걸 보고, 미친년하며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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