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무역질서를 주도할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직에 도전했던 김철수통상대사가 결국 사무차장에 진출하는 선에서 주저앉고 말았다.김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후 9개월동안 '지역대항전'으로 전개됐던 초대 총장경선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국가들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선전했으나 세불리로 미국, 유럽연합(EU)측과 막판 절충끝에 '절반의 승리'에 만족해야 할 입장이다.미국측은 21일오전(한국시간) 레나토 루지에로 전 이탈리아 통상장관의 손을들어주기로 한 그동안 물밑 대화의 결과를 한국정부에 최종 통보하면서 김후보가 총장후보를 사퇴하는 대신 사무차장직을 수락하는데 우리측과 합의했다.
아직 제네바에서 열릴 비공식 핵심그룹 모임과 전체 수석대표 회의의 추인이남아있지만 미-EU 한국 3자 합의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통과돼WTO 사무국은 본격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이같은 절충은 총장선출 시한인 지난 15일을 전후해 제네바에서 비공식 모임에서 득표판도가 드러난 후 확실한 표우세를 보인 루지에로가 당초 예상보다단축된 임기의 총장직에 취임하고 다음 총장은 비유럽계 인사를 선출한다는미국과 EU간의 원칙적인 합의를 관철하기 위한 마지막 수순이라고 할수 있다.
한국정부는 미측이 밀던 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전대통령이 국내문제로사퇴함으로써 의외의 변수가 생기자 일말의 기대를 걸었으나 2차 비공식 투표에서도 김후보가 루지에로의 절반정도 표밖에 모을수 없게되자 지난주 이미 대비책 강구에 나섰던 것.
정부는 총장 임기를 루지에로와 김후보가 나누어 맡는 것이 불가능 할 것으로 보고 미국, 멕시코, 인도가 맡은 3명의 사무차장직을 한국도 배분받는 것을 차선책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카드를 먼저 꺼내 보이지는 않은채 시간을 끌다가 EU측의 요청으로 미국이 한국에다 김후보의 사퇴압력과 함께 차장직을 제의하자 더이상 사무총장 선출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며 타협을 하고 총장선출 교착상태를 타개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처음 출마할 때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없지 않았던 김후보의 총장직 도전을정부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표부족에도 불구하고 회원국의 '컨센서스'에 의한 총장선출 방식 때문이었다.
따라서 한국이 특사파견등 정부차원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무총장직을 따낼수 없었던 데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경선초반의 열악한 기반을 극복하고 막강한국제무역체제의 주요직에 진출할수 있게된 것 만으로 만족할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이 김후보를 뒤늦게 사무차장으로 내정키로 방침을 정한 것은 차기 총장선출에 대비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해줄 인물을 천거한다는 의미가 있으나 이는 거꾸로김후보가 차장직 취임으로 차기 총장 선출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주가를 올릴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정부는 실제 이상으로 김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강조 함으로써 특히국민들에게 정확한 경선상황을 알리지 않고 오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WTO체제 출범과 관련한 국내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실현 가능성도 없는김후보를 내세워 공연히 국민들 마음만 부풀게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없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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