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의 시대는 가고얼마전 일본지자제선거에서 일어났던 무소속 돌풍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것일까. 낙선과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시하라(석원)의원이 지적한 '변하지 않은 것은 정치가와 관료뿐'이라는 말에서 알수있듯 제3의 물결 또는 정보화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정치에 대한 불신인지아니면 부패 무능으로 얼룩진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인지는 확실치 않다.그러나 확실한것은 어느쪽이든 기성의 정치가 불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이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은 세계적으로 번져, 거물정치인에 대한 인기마저추락시키고 있다. 그예로 '국민을 제일로'라는 구호로 어필했던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도, '미국과의 계약'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공화당의 깅리치하원의장도 모두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소위 정치인의 수난시대가 시작되고있는 것이다.
동시에 위대한 정치인의 시대도 갔다는 것이 정설화되고 있다. 링컨이 위대했던 것은 남북전쟁이라는 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시대적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전종식때문이다. 이로인해 공동의 적이 없어져 국민적구심점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경제적으로는 국경이 없어진 세계화시대가 되어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민주주의도 성숙되어 국민적욕구는 더욱 다양화되고 수준은 높아져 이를한곳에 모으기란 정말 어려운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경제가 발달되고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국가와 산업구조는 더욱 복잡다기화되어 한사람의판단으로는 국가를 운영할수 없게 됐다. 그대신 조직의 역할과 기능이 증대되었다. 한마디로 영웅의 시대는 간것이다.
*유권자의 시대
정보화시대의 진행에 따라 개인의 정보량이 거의 국가의 정보량과 맞먹는 수준에까지 와있다. 따라서 자연히 개인의 위상과 역할이 어느시대보다 강화되었고 상대적으로 국가의 위상과 기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그야말로 정치인의 시대, 영웅의 시대가 가고 유권자의 시대, 국민의 시대가오고 있는 것이다. 텔레데모크라시등에서 보듯 직접민주주의의 길이 열리는등 정보화의 진행에 따라서 더욱 정치인의 기능과 위상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보겠다. 이는 바로 유권자의 몫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세계각국의 정치스타일은 경제 발전에 발맞춰 지금까지의 정부주도형을버리고 민간주도형으로 나가고 있다. 이 현상 또한 민간의 비중을 크게 하는것이다.
이렇게 나간다면 먼 장래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정치인의 비중과 유권자의비중이 거의 비슷한 수준에까지 오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이제는 더이상 정치타락의 책임을 정치인에게만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유권자와 정치인의 관계가 사실상 상하관계였을 때는 그 책임이 정치인에 있을수밖에 없지만 수평관계가 된다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정보화가 완성되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서도 '유권자의 시대'는 선언되어야 하고 또 정치타락이나 불신의 책임을 스스로 정치인과 공유하는 각오를 가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지역을 우리가 꾸며나가는 지방자치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방자치 역사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도 그 책임을 스스로 지는 금도를 보여만 하기 때문이다.
중앙정치시대는 설사 대표를 잘못 뽑았다해도 그 피해가 전국적으로 미치므로 느낄수 없었으나 지자제시대에 잘못 뽑으면 그 피해는 바로 자기 자신에미치게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정치인이 변하지 않으면 유권자가 변하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지자제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이며 유권자시대에 맞는 자치선언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이상 후보자가 돈을 쓰는 것을 문제삼지 말자.왜냐하면 유권자가 받지 않고 또 받아도 찍지 않으면 자연 타락은 사라지기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바뀌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공보처조사에서 보면 법을지키면 손해라는 비율이 72%나 됐다. 상황이 이쯤되고 보면 타락의 소지는얼마든지 있어 당분간은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타락에 관한한 유권자가 바뀌는 것이 후보자가 바뀌는 것보다 훨씬 쉽고 또 공명의 지름길이다.국민소득 9천달러시대에도 기천달러시대의 타락상을 그대로 재현한대서야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그리고 유권자가 변해야 할 일은 건전한 의미의 지역주의는 살려야 하되 지역이기주의나 파벌의식은 청산되어야 한다. 만약 지역색이 더 강화되기만 한다면 지자제 실시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한 총유권자의 57%를 차지하는 20~30대는 이기적 성향과 정치무관심을 버리고 지자제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헌신적이었던 40~50대이상은 자신들이 이뤄놓은 근대화의 업적이 결실을 거둘 수 있게끔 어른스런 모습으로 등장해야할때다.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의 전개에는 지역민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그것이 신유권자이기도 하다.〈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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