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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사고현장의 '귀한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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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구민자당 대표를 비롯 국회의원 10여명이 대구 달서구청에 설치된 사고수습대책본부에 들른 28일 낮 12시30분. 헐레벌떡 뛰어든 사고현장의 자원봉사원 한보근씨(40)는 "이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라며 목메인채 말문을 열었다.대구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한지 4시간40분후 내무부장관에 이어이날 민자당 대구달성군지구당 임시대회에 참석키 위해 대구에 내려온 당대표등 민자당 의원들이 두번째 중앙손님으로 들른 순간이었다.한씨는 "공무원들과 경찰등이 아무리 많이 동원돼도 지휘자가 없어 사망자구출이나 교통소통등 대책이 늦잡쳐지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리며 차라리 자원봉사자들에게 무전기나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예견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대책본부 공무원들은 한씨를 끌어내기에 바빴고 국회의원들도 한씨의 말에 귀기울이기는커녕, 귀찮다는 듯 귀하신발걸음을 사고현장으로 옮기기에 바빴다.

사고대책본부는 선거분위기에 묻힌 요즘 공직사회의 단면을 말해 주는 곳이었다. 이날 사고현장에 대책본부가 설치된 것은 사고 발생 2시간 40분후인 오전10시30분. 그동안 공무원, 경찰등은 구경나온 주민들과 함께 한숨만 쉬고 있었다.

사고현장의 학생들은 "어른들은 선거한다고 오래전부터 사회를 온통 시끄럽게 만들면서 부실공사에는 신경을 안쓰더니 사고가 나자 TV에 나오던 사람들이너도나도 얼굴을 내밀러 오고 있다"며 어른들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이날 하루동안 국무총리를 비롯 내무·교육부장관, 민자·민주·신민당 대표와 많은 국회의원들이 헬기와 경찰이 에스코트한 고급승용차를 타고 사이렌을울리며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대구시내를 달려 사고현장을 다녀갔다. 그러나대구시내 12개병원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사상자들의 가족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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