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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210)-강은 산을 껴안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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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 움직임이 굼벵이보다 느리다. 한정없이 지체한다. 겨우 인터체인지를빠져 나간다. 고속도로도 주차장이다. 지방도로로 빠질 걸 잘못 들어섰다고짱구가 투덜거린다. 이러다간 점심도 굶겠는걸, 하고 말한다. 차는 아주 천천히 걷는다. 짱구와 순옥이가 짜증을 낸다. 나는 지루하지 않다. 차 구경,사람 구경, 들판 구경을 한다. 들에는 벼가 잘 익었다. 야산에는 활엽수에단풍이 들기 시작한다."마두야, 차 안빠지니 심심하지? 예리와 팻팅이나 해"

짱구가 백밀러를 보며 말한다.

"팻팅?"

"젖도 주무르고, 가랭이 사이에 손도 찌르고. 예리도 싫어 하진 않을 걸"나는 그 짓을 할 수 없다. 하고 싶지도 않다. 밤이 아니다. 옆차에 사람들이 보고 있다.

"그럼 누가 못할줄 알구. 마두오빠 만져봐. 어차피 썩은 고기니"순옥이가 발끈해 한다. 내손을당긴다. 자기 허벅다리에 내 손을 놓는다.순옥이는 스타킹을 신지 않았다. 말랑한 살이 만져진다. 나는 손을 슬그머니거둬들인다. 멀리로 휴게소 간판이 보인다. 짱구가 승용차를 갓길로 뺀다.짱구가 배나 채우자고 말한다.

"그냥 가. 차가 점점 더 밀릴걸. 점심 참으면 안되?"

순옥이가 말한다.

"지랄같은게 사사건건 간섭이야. 길바닥에 패디기칠까보다"짱구가 돌아보며 인상을 쓴다. 순옥이는 잠자코 있다.

짱구가 앞장을 선다. 식당으로 들어간다. 식당도 만원이다. 셀프서비스군,하고 짱구가 말한다. 줄꼬리에 붙어선다. 그가 재어 있는 식기판 하나를 든다. 내게도 준다. 장애복지원도 그랬다. 식기판을 들고 줄을 섰다."난 싫어. 우동이나 먹을래"

순옥이가 말한다.

"마음대로 해. 뭘 처먹든"

짱구가 대답한다. 순옥이는 밖으로 나간다. 짱구가 밥담긴 접시를 식기판에 얹는다. 나도 밥담긴접시를 식기판에 얹는다. 짱구가 탕수육 접시를 식기판에 얹는다.나도 그 접시를 얹는다.짱구가 돼지볶음 접시를 식기판에얹는다. 나도 얹는다. 짱구가 꽁치구이를 얹는다. 나도 얹는다. 시래기국을얹는다. 나도 얹는다. 고추졸임을 얹는다. 나도 얹는다. 짱구가 마지막으로수저를 얹는다. 나도 따라한다. 장애복지원에서는 음식을 마음대로 식기판에얹을 수 없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퍼주는대로 먹었다. 밥도, 찬도 양이 적었다. 짱구가 계산대 앞에 선다. 지갑을 꺼내다 내 식기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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