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대교체바람-여야 중진 "괴롭다"

여권에 이어 야권에서도 세대교체바람이 일어나고있다. 대구의 지역분위기를 감안해볼때 현재로써 당선가능성이 어느정도 있는 현역의원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던 유수호의원(63)이 23일 돌연 15대총선불출마를 선언해 지역정가는 물론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있다.유의원의 불출마선언은 또 정치권에 세대교체바람을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지역정가에서는 향후행보가 불투명한 일부 중진의원들의 거취에도 영향을미칠것이라는 성급한 관측까지 나오고있다. 내년15대총선을 7개월여 앞둔시점에서 지구당위원장직사퇴 및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민자당의 안찬희(64·경기 가평-양평) 박경수(57·강원 횡성-원주)의원과 나웅배부총리(61·영등포을)에 이은네번째다. 유의원의 갑작스런 불출마선언은 비슷한 처지에있는 여야의 중진의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총선에 앞서 비슷한 사례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에서는 지방선거패배후 시지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갈피'를 잡지못하고있는 정호용의원의 거취에 관심을 집중하고있으며 이만섭전국회의장과자민련의 박준규전국회의장등의 행보에도 적잖은파급효과를 미칠것이라는분석이다.

유의원의 정계은퇴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관측돼왔다. 그는 6·27지방선거전 대구시장출마설이 나돌때부터 당락여부를 떠나 15대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비쳐왔다. 그는 "임기를 마칠때까지 마지막으로 시민에 봉사하겠다"는 얘기를 하곤했다. 한편 그의 측근은 일부에서 소문이 나돈 적이있는 KDI연구원인 둘째아들 유승민씨의 정계입문에 대해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의 불출마에 대해 자민련 김종필총재는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만 말하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않음으로써 불편한 마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안성열대변인은 "고뇌끝에 결정했겠지만 얼마전까지 대구유권자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인데 아쉽다"며 당과는 상의를 하지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안대변인은 "그의 불출마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총선에 대응해 나가겠다"며 "유의원이 법조인으로서 국회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불출마선언을 한 이들은 한결같이 세대교체를 이유로 내세우고있다. 나부총리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맞는 훌륭한 후진이 제 뒤를 잇고…통일업무에 전념하기위해서"라는 변을 내놓았고 박경수의원은 "양김등장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정치현실에 실망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집권여당인사나 당선가능성이 높은 인사가 제발로 걸어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감안하면 이들의 불출마선언은 내년총선을 앞둔 심리적 부담감과 국민들의높아진 정치불신으로 국회의원이예전같지 못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 된 것 같다.

중진급 현역의원들의 불출마선언은 인위적인 세대교체의 전조로도 받아들여지고있다. 민자당의 김윤환대표가 현역의원의 공천탈락률이 예년보다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독거리고 있음에도 결국 불출마선언은 공천을 통한 인위적인 물갈이 조짐을 부추겨 여야중진의원들의 위기감을 더욱 부채질하고있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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