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한 언어학자는 강의를 하였고 한 언어학자는 휴강을 하였다. 강의를 한 언어학자는 20여년 동안 교수생활 하면서 휴강이라고는 전혀 모르시던분이었다. '나의 사전에는 휴강이라는 낱말이 없다'고 하시면서 딸 결혼식에도 안가셨던 분이다. 학생들은 그분의 딸 결혼식 날, 역사적인 휴강일이라고여기고 아예 등교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분은 한시간동안 빈강의실을 혼자 외롭게 지키시다가 수강생 전원을 결석 처리하고 강의실을 나가셨다고 한다. 나는 이 일화를 그분의 한 제자교수에게서 처음 들었을 때 '그러니까 융통성없는 제자들 많이 길러 내었겠네'하고 오히려 핀잔을 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한번도 뵈온 적이 없어도 이 일화만은 지금도 잊지않고 있다. 그분이 바로 10월의문화인물이 된 김윤경(김윤경)선생이시다.김윤경선생은 최현배선생과 더불어 일생동안 '한글사랑 나라사랑'정신으로사신 국어학계의 선구자가 아니신가.해마다 한글날만 되면휴강한다는 언어학자는 미국사람이다. 그는 미국의명문대학 MIT의 언어학과 교수로 몇해 전 우리나라에 와서 언어학에 관한 강연을 하였다. 이 미국인 언어학자는 언어학을 연구하다가 '한글'을 알게되자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글은 이 지구상에 있는 3천개 가량의 언어 가운데 가장 과학적이고 모범적인 글자인데다가 그 글자의 제작연대와 날짜까지분명히 밝혀진 언어는 한글 밖에 없다는데 경이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를 가진 한국을 존경하고 또 한글날을공휴일로 정한 한국정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이미국인 교수가 다녀간 그 이듬해에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없애 버렸다. 참으로 부끄럽다.
〈시인·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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