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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고동기생 나란히 사시합격, '악바리'3인의 꿋꿋한 영광

올 사법시험 최종시험에 나란히 합격한 대구 대건고 33회 동기생 안영수(30), 김수호(31), 김도균씨(31)의 면면은 유난히 빛이 난다.홀어머니 아래, 단칸 자취방에서 그리고 생활보호대상자로 학창시절을 꿋꿋이 보낸 그들의 삶 때문이다. 스스럼없이 제자의 학비를 대준 스승, 막노동 품팔이로 자식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들의 헌신도 이들의 오늘이 있게 한큰 힘이 됐다.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안씨(30)는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산골이 고향이다. 그는 고교시절 말썽만 피우던 문제학생(?)들까지도 끌어안은 대범한학생이었다. 당시 3학년 담임이었던 이병희 교사(56)는 "막노동을 하는 어머니가 보내준 돈으로 자취생활을 하면서도 가난함을 내색않고 주위의 어려운친구들을 감싸주던 그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한겨레신문사에 몸담았다가 어릴적부터 꿈꾸던 길을 가기위해 2년전부터시험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고향인 대구시 달성군화원읍 천내리에 살고 있는 김수호씨(31)는 중학교학비까지 면제받는 어려운 형편속에서 성장했다. 홀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고교3년 생활기록부는 '효성이 남다르고 성격이 쾌활하다'고 적고있다.담임 김용문 교사(49)는가정방문때 '홀치기'로 품을 팔던 김씨의 어머니를보고 그의 학비를 대기도 했다. 영남대 법대를 졸업한 김씨는 졸업후에도 수차례 고3 담임선생의 집과 학교를 찾는등 은혜를 고마워하고 있다. 김씨는 "김선생님과의 인연을 평생 이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경북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를 떠나 객지에서 학창시절을 지낸 김도균씨(31). 서울대 정치학과에 들어간 그는 악바리로 통한다.고교 3년때 김수호씨와 같은 반이기도 했던 그는 모든 일을 말없이 실천하는성격. 대구시 중구 남산동 김씨의 자취방을 가끔 찾았던 고교시절 담임 김용문씨는 그에 대해 "농사일로 고생하는 부모를 자주 걱정하는 어른스러움을보여줬다"고 회고했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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