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나이에…" 갈림길의 고민

대구은행이 명퇴바람으로 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구은의 명퇴제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거액의 특별퇴직금등 재정적뒷받침아래 스스로 뒷방간부라고생각하는 사람은 조직을 위해 나가라는 얘기여서 경영진의 당초 의도와 달리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다.이같은 사정으로 신청마감일을 3일 앞둔 24일 현재 명퇴 대상자( 2급이상(부장급) 2백24명, 3급(차장) 23명, 4급(대리) 28명, 5급(행원) 16명등 총2백91명)가운데 명퇴의사를 비친 사람은 주관심대상인 2급이상이 10명정도에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감일인 27일까지는 20~30명선이 될것이라고예상되고 있지만 경영진이 명퇴에 기대하는 것은 경영합리화인만큼 기대수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권고이상의 또 다른 상황변화가 예상될 수 있어 1차 통보를 받은 39년, 40년생 대상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희흠행장은 지난주 부점장회의에서"호봉이 같더라도 맡은 일에 따라 봉급을 차등지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한편 회사측의 조처를노조가 환영하는 입장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되고있다. 명퇴대상자들은 이처럼 경영진과 노조의 틈바구니에 끼여 느닷없이 미운 오리새끼 신세가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50세이상 부점장급들은 동료들과 명퇴문제를 서로의논하며 갑갑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묘안을찾지 못하고 있다. 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합한 4억~5억원이 적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명퇴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이중가장 큰 이유가 막상 그만둔 후 할일이 없다는 것과 아직 끝나지 않은 자녀교육과 자녀혼사등을 앞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선뜻 직장을 던지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명퇴대상자들은 "현재 50세이상은 은행이 어려울때 지켜온 공로자"라면서 " 후배들도 결국 나이를 먹게될 것"이라고 자신을 '밀어내려는'회사와 후배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시하기도 한다는 것.

권동석상무는 이같은 내부분위기가 걱정되는듯"대상자가 모두 나간다면은행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명퇴를 절대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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