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년 전에 '하늘 만평 사두면서'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읊었다.하늘 만평 사뒀더니/세금 낼 일도 없네/토지공개념에도 해당 없고/금융실명제에도 걸리지 않네.그러나 요즘 내가 사둔 이 하늘 만평을 팔려고 내놓았다. 아니 그동안 극성스러운 친구들과 제자들이 내가 사둔 하늘 만평을 나눠 달라고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야금야금 천평도 떼어내어 팔았고, 백평씩 쪼개어 팔고 하였더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친구는 안팔겠다니까 욕심 많다고타박해서 팔았고, 어떤 제자는 안된다고 거절하였더니 "선생님, 참 인색하시네요" 하길래 그 말 듣기 싫어 마지못해 팔았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하늘 만평 사뒀을 때 예종숙시인이 "김박사, 욕심도 없네. 이왕이면 한 백만평 사두지"할때 그랬어야 좋았는데…. 사실 그때 나도 그럴 생각이 좀 있었지만 백만평이나 사두면 욕심쟁이라고 욕 얻어 먹을까봐 겁이나서 만평만 샀던 것이다. 아니 그때 십만평 정도만 사뒀더라도 지금쯤은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많이 베풀 수 있을 것인데…. 그러나 후회는 없다. 원래 내가 하늘 만평 사둘때는 우리 사회가 땅 사는 열기에 휩싸여 있었을때니까. 나는 그때 땅 살돈은 없고 돈 안드는 하늘이나 사두자 해서 산 것이다. 그러니까 샀던 때나지금이나 아무런 욕심이 없기에 마음이 편하다. 하기야 욕심을 내어 무엇하랴? 청와대의 어른도 '국수'잡수시고 일하신다는데 '국시'만 먹어도 족하지않는가. 뭐, '국수'와 '국시'가 어떻게 다르냐고?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든것이다. 그동안 세상사 답답할 때마다 내가 사둔 하늘을 쳐다보면서 얼마나 유쾌하게 웃었던가. 하늘 만평 팔았더니/ 비자금 한푼 못모았네.
〈시인·포항공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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