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강택민 중국주석이 정상회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 내용중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언급부분이 눈길을 끈다.김대통령은 "취임후 한국을 방문한 4명의 일본총리에게 바른 역사인식을촉구했다. 건국후 망언횟수가 30번이 넘을 것이다. 이번에 버릇을 기어이 고치겠다"고 다분히 원색적인 용어까지 동원했다.
강주석은 이에대해 "중.일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우호적인 협력관계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군국주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고 말해 중국역시 이 문제에 적잖게 시달려 왔음을 시사했다. 강주석은 이어 "과거사를 잊지 않아야 앞으로 귀감이 될수 있다"(전사불망후사지사)는 말로 일본의 '소수 군국주의세력'들에게 경고했다. 우리는 이번 강주석의 역사적인 방한으로 한.중양국간에 점증하는 협력분위기가 동아시아와 세계문제에서도 긴밀하게협조하는 바탕이 될것으로 기대한다. 그와같은 의미에서 강주석의 대일경고는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한.중정상회담 당일 무라야마(촌산부시) 일총리가 김대통령에 보내온 사과친서는 "한.일합방조약에 의해 한국민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과 슬픔을 준데대해 깊은 반성과 사과의 뜻을 표명한다"고 시작하고 있다.일본측의 잦은 사과와되풀이 된 친서때문에 한국민으로선 친서의 내용을웬만큼 외울 정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방조약을 비롯, 이전에 체결된 조약들이 "쌍방의 불평등한 관계에서 체결된 것"이라며 "이들 조약은 민족의 자결과 존엄을 인정하지 않은 제국시대의 조약"이라고까지 언급하면서도, 이번 파문의 단초가 된 한.일합방조약유효 체결 발언이나 에토 다카미(강등륭미) 총무청장관의 망언에 대해서는직접 사과를 회피했다.
중요한 문제는 이번 사과 친서에서도 합방조약의 무효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한.일양국이 공통된역사인식을 갖도록 일본이 한.일기본조약 2조를 재해석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해야 하는 문제는 두고두고 풀어야 할 과제다.한.중양국이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역사인식을 공동 비판하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일본의 인식은 여전히 그들 나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외무성은 "에토의 사임이 한국측 압력에 의해 단행됐으며 이는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하는가 하면 일언론들은 "이로 인해 한.일간 긴장이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하는 형편이다.
일본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문제는 정말 이제부터인 것 같다. 강주석이 "우리는 일본의 소수 군국주의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 역사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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