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푸른나무(273)-제9장 죽은 자와 산 자 ?

"도식이 새끼는 잘 있어?"키요가 묻는다.

"치타말이지? 조만간 비행기 태울 참이야. 우리도 살아야 하니깐"짱구가 간수 쪽을 힐끔 본다.

"끝내지. 시간됐어"

간수가 말한다.

"건강해"

쌍침형이 키요에게 말한다.

"성님 조심하세요. 짱구형도. 마두는 엉뚱한 일치지 말구. 죽다 살아났잖냐"

키요가 말한다.

쌍침형이 돌아선다. 짱구가 키요에게 손을 흔든다. 나는 마지막으로 키요를 본다. 맑은 얼굴로 샐쭉 웃는다. 정말 여승같이 소담스럽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옥갑사로 자주 올라갔다. 옥갑사에서 여승을 보았다. "정갈한 분들이시지. 세속과 인연을 끊고" 아버지가 말했다.

"내 나갈 때까지 독수공방 잘해"

갑자기 키요가 외친다. 문을 나서다 짱구가 뒤돌아 본다.

"걱정마. 난 너 뿐이야"

짱구가 대답한다.

우리는 휴게소로 나온다. 짱구가 명찰을 거두어 창구로 간다. 잠시뒤, 명찰 두개를 새로 받아온다. 쌍침형에게 하나를 준다. 둘이 다시 면회장으로가기는 한참 뒤다. 둘은킹콩을 면회하고 돌아온다. 다시 명찰을 반납한다.다시 명찰을 타낸다. 이번에는 합죽이 면회를 간다. 그동안 나는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벽에 얹힌 텔레비전을 본다.

"유선방송이라 그저께 했던 프로잖아"

내 옆에 앉은 중절모 노인이 말한다.

휴게소 안은 계속 북적댄다. 잡화점에도 손님이 많다. 치솔, 치약, 타월을산다. 족발까지 판다. 식당도 달려 있다. 국밥, 우동을 판다. 그 안에도 식사 손님이 많다. 문득 흥부식당이 떠오른다. 인희엄마, 인희, 미미도 생각난다. 나는 그들을 못 본지 오래다. 연변댁은 연변으로 잘 떠났다고 짱구가 말했다. 짱구가 연변댁의 밀린 월급을 타내어주었다.

"가자. 면회 끝났어. 종태는 다음에 면회하기로 했어. 이제부터 뛰어야 하니깐 바빠"

짱구가 내게 말한다. 우리는 주차장으로 걷는다. 나는 교도소 건물을 뒤돌아 본다. 담장이 높다랗게 처져 있다. 키요, 킹, 합죽이, 종태가 그 속에서살고 있다. 나는 호텔에 들어가보지 못했다. 장애복지원, 부랑아수용소에서는 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그곳을 교도소와 같다고 말했다. 밤이면 배 고프다는 칭얼거림, 훌쩍이는 울음을 들었다. 여름이면 너무 덥고 겨울이면 너무추웠다. 새우잡이 멍텅구리배에서도 가둬놓기는 마찬가지였다. 왜 그곳에 사람들을 가둬놓는지 나는모른다. 자유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거라고 풍류아저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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