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는 2일 대국민성명에서 12.12및 5.18에 대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전씨는 검찰 소환불응은 물론 현정권의 도덕성과 이념성을 정면 공격함으로써 검찰의 재조사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5.18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검찰소환 불응과 더불어 현정권의 도덕성까지 물고 들어간 것은 자신에쏠리고 있는 세찬 비난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국면탈출을 위해 여론의 반전을 꾀해보겠다는 속셈임은 물론이다.
그가 성명에서 "다시금 문제가 되는 일련의 사건에 대한 개별적인 시시비비는 앞으로 여러경로를 통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다"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씨는 우선 검찰소환과 관련 "소환요구를 비롯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12.12, 5.17, 5.18관련자로 검찰의재수사 대상이 될 측근들마저 역시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환불응 이유에 대해 전씨는 "이미 지난 13대 국회 청문회와 장기간에 걸친 검찰의 수사과정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답변을 했고 검찰도적법절차를 거쳐 수사를 종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존중하기 위해 사법부의 어떠한 조치든 수용하고 따를 것"이라며 검찰은 불신하지만 사법부 조치는 따르겠다고말했다.
전씨는 검찰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성명의 상당부분을 할애, 현정권의 도덕성과 통치이념을 비난했다.
그는 89년 12월15일 당시 여야지도자들이 5공청산의 정치적 종결을 선언하고 자신이 국회증언대에 올라 과거문제를 매듭지었다고 주장하고 그럼에도불구, 다시금 이 문제를들고나온데 대한 김대통령의 명쾌한 설명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씨가 이렇듯 김대통령의 도덕성과 이념을 정면 거론하면서 공격적인 자세로 나온 것은 어차피 5.18특별법의 법망을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임을 인식, 우선 현정부 도덕성에 흠집을 냄으로써 자신들에게 쏠리고 있는 비난여론을 어느정도 상쇄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희미하나마 보수층의 결집 가능성에서 탈출구를 찾아보자는 궁여지책도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타도와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좌파운동권의 일관된주장이나 운동방향"이라고 좌파와의 연계이론을 주장하고 나온것도 이같은 이유로 보인다.
전씨는 또 3당통합을 거론하면서 "만일 제가 국가의 헌정질서를 문란케한범죄자라면 내란세력과 야합해온 김대통령 자신도 이에대한 응분의 책임을져야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저는 전임대통령의 자격으로 김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김대통령이 저를 방문했을 때는 조언도 했던 기억이 난다"고까지했다.
전씨가 이처럼 3당통합까지 들고나오며 김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온것은 우선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고려치 않은채 검찰이 전격적으로 소환한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인다.
그러나 전씨의 이같은주장은 국면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왔기보다는 어차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직대통령으로서 다소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혼자 죽지는 않겠다'는 일종의 '물귀신 작전'을 드러낸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와함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점에서 일단 잠시라도 구속을 모면하고측근들과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벌자는 속셈인듯하다.언젠가는 검찰의 재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나름대로의 대비를 해왔다고는 하지만 검찰의 전격적인 소환에 당혹감을 금치 못한채 우왕좌왕한 저간의 사정을 보면 전씨측에서는 충분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전씨측 한 관계자는 "검찰이 서둘러 전전대통령을 소환하려는 이면에는 속전속결식으로 관련자들을 처벌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대응책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며 검찰의 전격소환에대해 아무런 대비가 돼있지 않음을 실토했다.
더욱이 검찰소환에 이어 곧바로 구속.수감될 경우 신군부출신등 12.12및5.18관련 피고소인과의 연대는 물론 특별법제정에 대한 대비책으로 모색해온이른바 '대응카드'라는 것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연희동측이 1일오후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뒤 전씨의 구속을 전제로소환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12.12와 5.18에 대한 수사를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전씨의 소환불응은 상황을 반전시기키 위한 묘책은 되지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노태우씨의 사과성명이도리어 국민여론을 악화시킨 데서 보듯, '개전의 정'이 전혀 없는 전씨의 성명은 국민의 분노를 더욱 촉발, 5공세력의청산과 몰락을 앞당기는 결과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5공세력이 저항할수록 전씨 자신이 성명에서 우려한 '온나라의 혼란과 불안'은 더 커질 것임을 전씨측이 모를리 없다는 지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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