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위스 ABB-"작은 本社" 전략 저력 길러

임원은 사장을 비롯해 8명, 본사 직원은 1백71명. 이 숫자만 가지고는 우리나라의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에도 못미친다. 더욱이 이 회사가 중전기 관련 회사라면 아마 중전기 관련 부품을 만드는 하청회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유럽 최대의 중전기 메이커인 ABB (아시아 브라운 보벨리)다.

ABB는 스위스 쿼취리히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의 중전기 메이커로 93년 매출액은 2백 83억달러. 세계 1백 50개국에 진출해 있다. 직원은 전세계에 걸쳐 20만6천명을 거느린 거대 기업이다. 기업 규모와 달리 이같은 작은 본사 전략은ABB를 초우량 기업으로 만듦과 동시에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대폭 절감 시키는데 성공했다.

대기업이지만 작은 조직, 세계적임과 동시에 현지에 적응하는 조직, 중앙 집권적 이면서 극히 분권화된 조직이 ABB다. 서로 모순된 목표를 적절히 조화시킨ABB 특유의 조직력은 빠른 속도와 추진력을 낳게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ABB는 전 종업원을 5천개의 소규모 프로피트 센터로 나누어 놓았다. 각 프로피트 센터는 평균 50명 가량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조직으로 각 지역마다 깊게뿌리를 내리고 있다. 반면 이 프로피트 센터들은 ABB 특유의 조직속에서 국제적인 대기업으로 하나의 통일된 방향을 가지고 나가고 있다. 따라서 프로피트센터는 ABB 조직안에서 2개의 계열에 속하게 되는데 사업부문과 지역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관리를 위해 ABB는 5천개의 프로피트 센터위에 50개 사업영역별 부사장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1백36개 국가별 컨트리 매니저가 있고 그위에 미주, 유럽, 아시아 태평양을 담당하는 세명의 집행 부사장이 있다. 이처럼총7명의 부사장 위에는 사장이 있어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ABB는 고객 중시에가장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ABB는 고객 중시의 가장 중요한 요인을 빠른 속도라고 믿고 있다. 빠른 속도를 위해서는 작은 조직이 효력을 발휘한다. 때로는졸속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은 비록 실수를 하더라도 빠르게 고칠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프로피트 센터의 책임자에게는 업무마다 기한이 정해지는데, 기한내에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해임당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유럽의 대기업들과는 달리 ABB는 톱다운 (Top Down)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본사에서 목표를 설정해 매니저에게 지시하고, 매니저는 각 프로피트 센터에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이같은 방식을 돕기 위해 각프로피트 센터를 독립 법인 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다.독립 법인은 이익과 대차 대조가 뚜렷해져 실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ABB는 자신들이 21세기에 살아남을 몇 안되는 대기업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자신하고 있다. ABB 역시 과거 대기업 병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고, 이를 프로피트 센터별로 나누어 보다 유연한 조직으로 바꾸어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은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경제 논리를 무시한 기업 운영은 결국 국제무대의 무한경쟁에서 도태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꾸준한 작은 본사와 프로피트 센터 전략은 경영진의 장담대로 ABB를 21세기에도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남게 만들것으로 보인다.

〈ICG.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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