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공익을 위한 발언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에 고위직 여성이 특별연사로 초청되어 여성의 역할에 대해 30분 강의를 했다. 참석자들이 상위층여성이고 연사는 더 지위가 높았다.

참석할 수도 안할 수도 없어 이런 모임에 가야할 때도 있는데 돌아올 때는 대체로 기분이 어둡다. 한국 최상위권 여성 의식의 일부가 아직 잠자고 있고 그들에게 둘러싸인 남성들이사 더 할수밖에 없다는 심정이다.

그 여성연사는 "여기 계신 분들은 책임감도 있고 자기 할일을 충실히 해서 성공했다. 나도 밖에서는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내 기업체에 돌아가면 책임없는 여성들에게 짜증이 나서 남녀평등은참으로 요원하다는 생각이 난다"고 했다. 가난한 노동계층의 여성들은 집의 안팎일을 모두 책임진다. 회사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의 분석과 함께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상류층여성이 왕비병 공주병 운운할 때 노동계층이야말로 소비재생산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땀을 흘린다. 그들의 땀을 닦아주지 못할 망정 인권모독의 발언만은 중지할 일이다.그대신 중국과 미국의 상무장관과 상무수석대표인 두 여성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로 '도둑심보'니 '강도'니 하는 독설을 협상테이블에서 했다는 보도나 유엔대사인 올브라이트가 미국 최초의 여성국무 장관으로 지명된 배경을 생각할 일이다.

유엔대사였던 올브라이트는 군참모총장에게 '쓸곳에 쓰지도 못하는 세계 최강국의 군부'를 가진나라라는 독설을 퍼부어 보스니아·세르비아사태의 해결을 위해 공격을 주저하던 미국을 공중폭격에 가담케하였다.

똑똑하면 '치마만 둘렀지 남자같다'고 하는 발상도 편견이지만 기왕 사회참여를 시작한 배운여성들, 남자보다 더 심한 독설로라도 사회발전의 한 몫이 되소서.

〈대구효성가톨릭대교수·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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