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그룹 어떻게 되나-연쇄부도 공중분해 시간문제

한보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한보철강이 23일 부도처리됨으로써 한보그룹이 창업 이래 최대의 시련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한보가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에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재계는 한보철강의 부도로 한보그룹의 재계내 위상이 일단 대폭 추락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계열사의 연쇄부도로 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철강부문이 그룹전체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한보철강의 그룹내 위상이 크기 때문이다.실제로 한보그룹은 올해 매출목표로 잡은 7조2천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운 3조4천9백27억원을 철강부문에서 달성하고 3조1천억원은 건설부문에서, 나머지 6천억원정도를 에너지, 목재, 제약 등기타부문에서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자산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그룹 전체 자산액 5조1천4백70억원 중 한보철강의 자산이 4조4천7백3억원에 달했다. 한보철강이 그룹에서 빠져 나가면 작년에 자산기준으로 14위를 기록했던 한보의 재계순위는 당장 3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30위를 기록한 벽산그룹의 자산규모만 1조8천5백3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도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장 한보의 다른 계열사들이 연쇄부도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보건설, 상아제약 등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한보철강에 지급보증을 선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지금까지 5조원대에 달하는 한보철강의 부채를 감당하느라 자금난을 겪어 왔다. 여기에다 주력 계열사의 부도로 이들 회사가 발행한 어음들도 금융권에 결제신청이 무더기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금융단이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일부 계열사의 경우 부도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단이 한보철강의 부채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이들 계열사는 매각이 불가피해 지기 때문에 한보는 연쇄부도에 이어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채권단이 한보철강의부채정리에 나설 경우 한보의 상당수 계열사들을 부도처리한 뒤 제 3자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보그룹은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사태를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한보에 대한 채권단의 자산실사 결과 자산이 부채보다많은 것으로 나타나면 전계열사의 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지만 이럴 가능성은낮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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