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화-모방투성이 "신선미 없다"

요즘 한국영화에 신선함이 안 보인다.

할리우드영화의 짜깁기, 천편일률적인 러브 스토리, 무국적 느와르(폭력물)...'체인지'는 예민한 청소년들의 감수성만을 생명으로 한 영화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모범 여학생 고은비와 열등 남학생 강대호가 함께 벼락을 맞아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소동이 줄거리.이야기의 뼈대는 단순하지만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남녀 성변환이란 상황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어 유쾌하고 편안하게 볼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물만 부으면 성(性)이 바뀐다는 일본 만화영화 '란마'와 할리우드 영화 '스위치'의 아이디어를 한국적으로 풀어낸 것 이상은 없다. 또 틈나는 대로 할리우드영화의 장면들을 짜깁기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벼락을 맞는 장면은 세트까지 '백 투 더 퓨처'를 그대로 옮겼다.'인샬라'는 '개같은 날의 오후'의 이민용감독의 야심작. 남한과 북한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관심과 주목을 한껏 받았다. 거기다 사하라사막을 올로케, 장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된 작품이었다. 그러나 카타르시스 없는 안타까움만이 두 남녀주인공을 감쌌고관객은 제3자로 동떨어지게 했다.

'고스트 맘마'와 '불새'도 '전작'이 있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엿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고스트 맘마'는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 '사랑과 영혼'의 한국판. 아내는 교통사고로 아들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남편과 아들에 대한 연민으로 저승에 가지 못하고 유령이 된다. 그래서 살아 생전 해오던 바가지를 죽어서도 긁는다. 마지막 아내는 남편에게 짝을 맺어주고 패트릭 스웨이지처럼 아득한 빛속으로 사라진다. 거기다 제목도 '미스터 맘마'를 연상시킨다.'불새'는 야심에 가득찬 한 젊은이의 성공을 향한 욕망을 그린 최인호씨 원작의 97년판. 김영빈감독은 원작의 멜러적인 요소를 줄이고 거대한 힘에 부딪혀 좌절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있다. 그러나 전작을 보지 못한 신세대 관객을 위한 리메이크, 군복무 이후 처음 모습을 나타낸톱스타 이정재를 위한 영화라는 것이 지배적이란 평. 달콤한 멜러보다는 좀 더 충격적인 우리영화를 기대해 본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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