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권의대응-수뢰 불똥 튈까 대여공세 강화

한보 사태가 예상보다 빨리 정치권으로 옮겨오자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강력반발하면서도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래서 4일 오후 열린 양당의 한보합동조사위는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임시국회 소집에 대한 양당의 시각에도 적잖은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촉구하는 김대중총재의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한보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대여 공세를 펼치려던 국민회의는 김총재의 핵심측근인 권노갑의원의 수뢰로 술렁거리는모습이다. 김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언하면서도 "이번에도야당을 끌고 들어가는 동반자살이 감지된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 김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도위원회는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의 수사태도를 집중적으로성토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국회의 조기소집에 대한 여론을 부담으로 받아들이며 특별검사제주장을 철회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인 국민회의는 다시 강경으로 선회했다.

국회를 열어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라 '단군이래 최대의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한 한보사태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검찰수사의 정치권 사정에 대해 대여공세 강화로 대응하는 한편 한보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를 병행하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오후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과 영등포 중앙시장을 방문, 설밑 서민물가를 체감하는 등 경제위기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한보사태로 인한 여야간의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위해서는 임시국회를 조속한 시일내에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주초 간부회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국회를 개회해야 한다고 당론을 정한 자민련은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국회를 열어야만 명확한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이때문에 자민련은 국회 개회를 위한 여야총무협상에서도 종전의 특별검사제와 국조특위 여야동수 구성문제등을 협상대상에서 과감하게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자민련은 국회에서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의원 3분의1이 공감할 수 있는 증인 신청과 TV청문회 개최 문제는 반드시 관철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국회개회를 위해유연한 모습만 보일 경우 권노갑의원의 한보수뢰 등으로 어수선한 국민회의와 공조를 등한시하는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또 항간에 돌고 있는 자민련과 한보 연관설에 대해서도 최근 상당한 자신감을 회복하고있다. 안택수대변인은 5일 "우리당에는 연관된 사람이 없다"며 "검찰수사가 정치권의 최후 배후세력을 밝히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徐明秀·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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