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맞이 대구 정신대문제대책협 정신대 할머니 방문

"이래 찾아와주이 얼매나 고맙고 미안한지 모르겠다" "할머니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올해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일본 고위층의 정신대 망언이 잇따르고,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없이 민간기금으로 정신대 문제의본질을 오도하려는 일본 정부의 자세가 조금도 변함이 없는 가운데 대구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정선회장 일행이 설을 앞두고 4~7일까지 대구에 사는 김분선(75세)씨 이용수(69) 권태임(83) 심달연(70) 등 6명의 정신대 할머니들을 찾아봤다.

"그때 겪은 일의 밑뿌리가 안빠져서인지 늘 왼다리가 아프고 병이 많다"는 김분선할머니(달서구상인동 비둘기아파트)는 "일본놈들이 나이 많은 우리가 빨리 죽기만 기다리는 것 아니냐"면서 "왜놈들 말도 하지마라, 우리가 정신 많이 차려야한데이"라고 오히려 요즘 세태에 대한 걱정을 앞세운다.

"불쌍하니까 위로금과 치료비조로 주겠다는 민간인 기금은 절대 안받는데이. 일본군대가 조직적으로 이 일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기전에는 안된데이"김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정신대들의 고통을 인정하지 않은채, 지금도 없던 일로 치부하거나 허튼말로 왜곡하려는 짓거리를 보면 숨통이 막힐 지경"이라고 말하면서 "돈 몇푼이 문제가 아니라내 인생을 그대로 인정받기를 바랄 뿐"이라고 잘라말한다.

이정선회장은 "일본 정부가 마땅히 책임을 지고 전향적인 자세로 받아들여야할 이 문제를 회피한채 보수우익들의 강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아직 우리 정부는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대다수 국민들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더 많은시민들이 참여해줄 것을 바란다.

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한 의료후원인단 모집 확대를 비롯해서 증언집 2집 출간(2월중)을 기획하고있는 대구정대협은 "일본 정부의 계략을 국내 성금운동으로 막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일본에서 4억엔의 국민기금이 모인데 반해 우리는 전국적으로 2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며 아쉬워한다.경북대 김영호교수(경제학)는 '한겨레 21'에서 "민간인 기금을 받으면 일본 정부에 국가 배상의책임을 면책시켜주는 것으로 간주, 수령을 거부한 할머니들의 용기있는 결단에 전국민이 '희생의교대'라는 차원에서 성금운동에 나서야할때"라고 언급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할머니들의 뜻을 살리고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성숙과 더불어 일본 정부의 정식사죄와 법적 배상도 반드시 받아낼 수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연락처 421-6758.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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