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연속극중 한 인간의 삶을 조명한 '임꺽정'이 있다. 책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인간의 내면세계를 많이 부각시키려는 점이 돋보여 TV앞에 앉긴 하지만 극이 후반부로 전개되어 갈수록 영 개운치가 않다.
드라마 전체를 두고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여성의 눈으로 볼때의 느낌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임꺽정에서 나타나는 이중적 성규범은 너무 노골적이고 왜곡되게 묘사되고 있다.임꺽정에 나오는 여자(과부)는 하나같이 밝히는(?) 여자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서 성이라는 매개를 삶의 근거로 삼고 있는 듯하다.
여성이 남성과 대등한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남성이 성을 통해 지배하고 정복하고 소유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것이 문제다. 그 절정은 임꺽정과 세여자와의 관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이조시대 '개가금지법'에 의해 열녀상을 받게되는 대상은 양반계급이었다. 그런데 열녀문이 세워진 양반여인까지도 성욕을 자극받으면 꼼짝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임꺽정의 일당들이 경험하는 여인들도 하나같이 남성을 탐하는 여인으로 조작된다. 여성의 욕구는 끊임없이 포기를 강요당하는 반면, 남성의 성욕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처리된다.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되고 새로운 성문화조성을 위해 효과적인 성교육을 실시하려는 이때 한편의드라마가 아무런 여과장치없이 받아들여져 가뜩이나 입시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을 더욱 병들게 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다.
〈대구여성의전화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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