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대련 패션쇼 참가제의

"대구시 .조합 거부 물의"

중국에서 '제2의 홍콩'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련시(시장 薄熙來)가 매년 주최하는 국제적인 패션쇼의 참가 제의를 대구에서 거부, 물의를 빚고 있다.

'옥수수죽을 먹어도 옷(패션)은 입는다'는 대련시가 매년 9월에 여는 국제복장전람회는 해외 1백20여 메이커들이 참가하고 부스가 3백55개가 넘는 국제적인 패션쇼이며, 박람회 기간동안 국내외패션디자이너 세미나, 패션쇼들이 매일 열린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헨리 키신저 박사까지 초청됐으며 중국내 당 서기장을 비롯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여, 패션 섬유도시로 부상하려는 뜨거운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대련시가 같은 섬유패션도시인 대구시에 쇼참가를 제의한 것은 지난해 제8회(96년 9월7~12일)때.당시 대구시를 방문한 대련시 비서실장 등 관계자 뿐 아니라 현지에 대련지사를 오픈한 모델라인측도 대구의 살길은 섬유패션의 활성화임을 감안, 서울보다 먼저 대구시에 패션박람회 참가를 건의했다.

하지만 대구시에서는 "확보된 예산이 없다"고 또한 대구패션조합측은 "준비기간이 촉박하고 자부담으로 갈 수는 없다"고 답변, 결국 대련시 국제복장전람회 참여티켓은 서울에 있는 카프다(디자이너 그룹)로 넘어갔다.

패션관계자 모씨는 대련의 패션산업 발전은 눈부실 정도이며 현지에서는 판매도 가능한 좋은 기회인데 카프다로 넘겨주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모 디자이너는 2년이상된 재고옷들을 대련에서7만~10만원(대련시 봉급생활자들의 두달치 월급)에 팔았다고 털어놓아 대련 패션시장의 잠재력을반증했다.

대구시 섬유공업과 관계자들은 "대련 국제 복장전람회에서는 장소밖에 제공하지 않고, 관세가 높아서 옷을 수출해봐야 남는게 없다"면서 예산이 전혀 반영돼있지 않아 대련의 패션쇼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구지역의 몇몇 디자이너들은 "대련 패션시장은 아주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국제복장전람회에참여해달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대구시와 대구패션조합에서도 추진하지 못하는 일을디자이너그룹인 카프다에서는 어떻게 추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이들은 섬유패션도시의 특성을 살리려면 대구시가 중국 청도시가 아니라 대련시와 자매결연을 맺는 것이 더 타당했을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 대구시를 방문했던 대련시 이영금 부시장은 올 9월6일부터 열릴 대련복장전람회에 문희갑 대구시장을 초청, 대구시와의 교류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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