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인 대토론회 막내려

"대선자금 해법싸고 10인10색"

여야 대선예비주자 11명이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 신문과 방송을 통해 예비주자로서 공식 선을 보인'정치인과 시민 대토론회'가 신한국당 이회창대표를 시작으로 14일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토론회는 예비주자들의 약점을 시원하게 파헤치려 했다는 전반적인 평가를 받았다. 같은형식으로 진행되는 언론인이 패널리스트로 등장하는 관훈토론회보다는 질문이 더 혹독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을 만 했다.

하지만 예비주자별로 질문의 강도가 큰 편차를 보여 누구누구 봐주기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회창대표와 이수성고문, 김대중 김종필총재 등이 비교적 쉬운 질문으로 무난히 넘긴 반면 박찬종고문과 김덕룡의원은 전력과 한보 연루사실 등에 집중된 질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실제로 이같은 질문강도의 차이때문에 이를 주관한 언론사에는 "공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여야 예비주자들은 대선자금 문제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 김현철씨 사건 등 공통의 주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야 했고 자신과 관련한 개인적 약점에 대해 비교적 매서운 공세를 받기도 했다. 예비주자들은 전체적으로 내각제와 같이 여야가 나뉘어지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고 특히 이회창-박찬종, 이회창-김덕룡, 김윤환-이수성 등 개별적으로도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들과 간접 논전(論戰)을 벌이기도 했다.

대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큰 정치적 이슈는 대선자금 문제였다.

이회창대표는 여야의 대선자금 내역공개 주장을 펼쳐 당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대표의 여야 동반 고백론은 이대표와 여권핵심부의 견해차이를 노출시켰다. 이대표는 이후 근거자료 부재를 이유로 공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물러섰다. 박찬종고문은 당 핵심당직자들의 연대책임론을 주장했고 이한동, 이홍구고문 등은 정치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덕룡의원은 공개에 반대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성 제시에 치중했다.

반면 야당은 쓴 사람이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전모공개와 사과 등의 파상공세를 전개했다.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도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었다.

김윤환, 이한동, 이수성고문 등은 빠른 사면, 이회창대표와 이홍구고문 등은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고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는 너무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김현철씨 문제에 대한 언급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었다. 예외없는 법적용에는 여야가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현철씨 주변세력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제기했던 김덕룡의원은"여당의 대선예비주자 가운데도 현철씨 세력이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 직후 김의원은 한 발 물러섰다.개인적으로는 박찬종고문이 이대표의 당대표직 사퇴주장을 거듭했고 김덕룡의원은 "육법전서나교과서 만으로 정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의 아마추어리즘을 경계, 이대표와 이수성고문등을 겨냥했다.

대구 경북의 대표성을 놓고는 김윤환 이수성고문이 맞붙었다. 김고문은 자신이 TK대표성을 갖고있다고 했고 이고문은 내가 진짜 TK라며 원조론을 펼쳤다.

야권에서는 김대중, 김종필총재가 내각제와 제3후보론에서 공조를 보였고 정대철국민회의부총재는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두 김총재도 내각제의 실현과 DJP공조에서 구체적으로는 이견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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