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가 30일 전당대회를 통해 집권여당의 총재로 선출됨으로써 이회창호(號)는 대선항해를 위한 돛을 올렸다. 명실상부한 여당의 총수로서 이제 이회창당(黨)의 기틀을마련하고 이를 직접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됐다. 여야관계에서도 타당 총재들과 대등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이회창총재는 막강한 권능을 지닌 집권여당 총재자리에 올랐음에도 이총재의전도는 그다지 밝지 못하다. 집권당의 저조한 인기에다가 아들 병역문제로 지지율이 좀처럼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총재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결속과 단합을 강화, 대반등의 기폭점으로 삼으려고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총재의 장래는 어떠할까. 정치권은 결국 이총재의 지지율에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다.전당대회이후 대략 보름정도의 기간에도 지지율에 큰 상승이 없으면 당내는 비주류측의 극심한흔들기에 직면할 게 뻔하다. 주류측의 다수도 이총재 지지율을 지켜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이들은 비주류측보다 다소 시간을 늘려 잡고 있는 게 차이다.
서석재(徐錫宰),서청원(徐淸源)의원 등 민주계 비주류들은 이총재 협조시점을 10월중순쯤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정가의 관측통들은 이한동(李漢東)대표와 김윤환(金潤煥)고문 등 민정계주류들도대략 10월말까지를 상정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들을 내놓고 있다. 이들간에 의견조정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김덕룡(金德龍)의원은 이를 꿰뚫어 보듯 '선단합 후대안'이란 표현을 썼다. 이들의 대안모색은 아직 별다른 논의도 없고 구체적인 윤곽도 없다.
주류측에서도 야당을 하더라도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대세는 아닌 듯하다.이같은 당내 정황에 비춰보면 이총재는 시간에 쫓기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에 이총재 지지율이대략 5%%정도이상 상승하면서 2위자리를 탈환하면 이총재는 내분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대의 경우는 후보교체론 등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내다볼 수있다. 현재 이총재 핵심주류측은 비주류의 흔들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비주류측도 이에 반발할 것으로 보여 이것이 또하나의 충돌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당내의 관심은 자연 이총재 지지율이 반등할 것인가, 현상에 고착될 것인가에 모아지고있다. 전당대회장에서도 소속의원들은 이에 대해 설왕설래가 한창이었다.
정가에서는 다소 비관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반전될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민주계 비주류측이 최근 당내에서 이총재중심 단합론이 퍼지고 있는 만큼 이총재 후보교체론을 당장 들고 나오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또 이한동, 김윤환,김덕룡의원등 3인방이 이총재에게 적극 협조키로 하고 당내에서도 이총재 당선을 위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이총재측근들은 이대표가 총재가 된 만큼 당소속의원들은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당내 기류탓인지 김운환의원 등 이인제(李仁濟)전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스케줄을 앞당겨조만간 아예 탈당할 태세다.
이총재는 이제 지지율 제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이총재는 당내 결속은 이한동대표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선행보에만 매진할 방침이다. 그간 잃어버렸던 본인의 독특한 색깔을 찾기로 했다. 준비된 대통령, 젊은 대통령, 경제대통령 등 타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을 캐치 프레이즈로 삼기로 했다. 국가 대혁신과 국민대통합의 화두를 내세우는 전략을세웠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관계는 이전과 같은 밟고 넘어가는 식이 아니고 경제, 공약분야에 국한되는 건설적인 차별화를 취할 계획이다. 전자는 당내 민주계의원들의 반발과 부산.경남표 등을 감안하면 득도 없는 편이다. 아직도 김대통령에게 의지할 구석이 적지 않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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