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관앞에 세워진 국채보상운동 기념비의 비문을 읽노라면 글쓴이의 꼿꼿하고 칼칼한 성격이저절로 느껴진다. 문장 하나 하나가 대구시민의 긍지를 심어줄만큼 힘이 배어있고 민족의 자존이 묻어있다.
비문의 글월을 쓰기위해 석달을 ' 국채보상운동 ' 이라는 화두를 붙잡고 있었다는 여영택 선생(75). 그는 비제막식에서 "역사적인 비문을 쓰게돼 정말 기쁘다" 며 기쁨을 감추지않았다.고희를 훌쩍 넘긴 그가 국채보상비문 제안을 받았을때 제일 먼저 떠오른것이 일본 강점시절 억눌리고 답답했던 기억들이었다. 우리글로 된 신문과 소설을 몰래 보면서 삭였던 울분, 읽다가 들통이 났을때의 억울함, 무언가 매일매일 어깨를 짓누르는 부자유...등등이 떠올라 연필을 잡은 손이 저절로 부르르 떨렸다.
여선생은 "비문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되 절대 과장하지말자. 그러면서 힘차게 써야한다. 읽노라면 대구시민의 자긍심과 애국심이 솟도록 해야한다" 고 나름대로 정리했다.'...이웃이라 도우는 척 / 덮어씌운 빚 덩어리 / 벗어 보자 횃불 든 곳 / 우리 대구 여기더라...'힘차게 대구시민의 자존을 살린 찬사에 뒤이어 비문은 국채보상운동이 장차 3.1운동과 물산장려운동등 애국운동으로 이어지며, 오늘날에도 이정신을 이어가자며 끝을 맺는다.5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등단, 현재까지 10여권의 서정적인 시집을 펴낸 여영택선생은 지난6월 애국정신을 듬뿍 담은 '역사보고 역설한다'는 제목의 시집을 출판한것도 이비문과 무관하지 않은듯하다.
〈金順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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