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싱글음반' 잘 안팔린다

'걸음마'를 시작한 국내 싱글음반들. 그러나 높은 가격, 낮은 인식수준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앨범 1장에 2~4곡만을 담아 발매하는 싱글앨범은 외국에서는 60.70년대 대중음악의 발전과 더불어 이미 보편화된 음반제작 형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앨범 차트에서 싱글앨범을 별도로 구분할정도로 상식화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싱글'이란 용어조차 아직까지 생소한 단계다.올해 초 넥스트를 시작으로 강수지, 이현도, 장혜진, 삐삐롱스타킹, 어어부밴드, 시나위, DJ DOC의 싱글앨범이 각각 발매됐다. 넥스트의 'Here I Stand For You'와 장혜진의 '모스키토'는 판매에서도 어느정도 성공한 케이스. 그러나 삐삐롱스타킹과 DJ DOC는 싱글앨범 발매후 곧바로 싱글 수록곡을 담은 정규앨범을 발매해버려 음반구매자들에게는 이중의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다.싱글앨범은 원래 앨범 하나에 10여곡 이상의 새 노래를 선보여야 하는 제작부담을 줄이고, 더불어 판매부진에 따른 위험부담과 소비자들의 가격부담을 줄이기위해 고안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기껏 정규앨범의 30%% 정도에 불과한 내용을 담은 음반들이 가격면에서는70~80%%인 9천원선에 판매되고 있어 싱글앨범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 가수들이 '안 팔리는 싱글앨범' 제작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

덕분에 국내가수들은 새 앨범을 내놓기위해서 팬들에게 잊혀질 위험을 무릅쓰고 계절단위로 '잠적'하는 기형적인 활동리듬을 가지게 됐다. 타이틀 곡 한두개 외에는 별로 들을 것이 없는 앨범을 비싸게 구입해야하는 소비자들의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웃 일본만 해도 비디오가게에서 음반을 대여할 만큼 구매자들에 대한 배려가 세심하다. '음반시장 불황'을 떠들며 울상만 짓고있는 국내 음반업계가 배워야할 대목이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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