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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고 빨간 단풍잎이 형형색색 거리거리 수를 놓고 발길에 부딪히는 그 감촉이 좋아 괜히 한없이 걸어보고픈 충동이 일기도 한다. 청춘남녀의 가슴에 불타오르는 감정을 익히 짐작할 것도 같은 잘익은 계절이다. 가을이라는 계절,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풍요로움을 느끼게하고 잘익은 대추의 달콤함이 입안가득 느껴진다. 이 시기는 차를 타고 어느 곳이던 한적한 근교로 가다보면 아담한 초등학교 정문에는 어김없이 '○○초등학교동창회체육대회'란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이미 노년이 다 된 사람부터 젊은 혈기 왕성한 청년이 되어 돌아온 그들이 한데 어울려 한마음의 장을 여는 체육대회는 언제보아도 부럽기만 한 모습이다.

가을이면 아픈 기억이 있다. 언젠가 고향의 모교가 폐교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을때 마치 고향자체가 사라진듯한 허무함을 느꼈었다. 달려가본 모교의 정문에는 그 옛날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고다닌 그 이름이 아닌 면소재나 ○○분교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크게만 보이던 운동장이 손바닥만하게 작게만 느껴졌고 초칠하며 광을 내던 복도가 콘크리트 바닥으로 변한 것외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유년시절의 모교. 아직까지 향을 풍기고 있는 한아름의 향나무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만들었다. 합천군내에서 제법큰 마을에 속한 고향은 전교생이 상당하였고 모교건물도 군내에서 큰 건물에 속하였지만 이제는 가구수가 형편없이 줄어 다소 왜소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몇년후면 또하나의 폐교로 이름이 거론 될지도 모를만큼 가까이 와버린 듯한 모교를 뒤로 한채 달리는 창밖의 가로수도 오늘과 같은 노란색이었다.

(이철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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