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8학년도 고려대 모의논술고사 우수답안-인문계

▲우수답안 강평(인문계)

학생들의 답안을 전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아직 글쓰기 연습이나 생각하는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못하는 답안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우선 기본적인 정서법, 가령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틀린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것은 학생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단시일에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문장과 어휘를 바르게 쓰는 연습도 더 많이 요구된다. 또 하나 많은 답안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은 논지의 전개가 획일적이거나 상투적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답안은 내용과 실질, 그리고형식과 절차의 장단점을 간단하게 언급하고 성급하게 그 둘의 조화를 결론으로 삼고 있다. 결론자체는 어떻게 내려도 상관없지만, 그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그 점이 대체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례의 적절성도 문제가 된다. 많은 학생들이 유사한 사례를 들고 있는데, 이것은 그 사례가 상투적임을 뜻한다. 주어진 논제에 맞지 않는 사례를 들고 있는 답안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비슷한 사례와 어휘를 보여주는, 어느 정도 획일화된 답안들도 많았다. 이러한 답안들은 아마도논술문제집에서 모범답안을 외워 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답안들은 채점자들에게 좋지못한 인상을 주어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가 힘들 것이다.

우수작으로 선정한 답안은 앞서 언급한 일반적 결점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점에서 돋보인다.우선 문장이 정확하고 정서법이 바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적절한사례를 통하여 자기 생각 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결론은 내용과 실질, 형식과 절차 모두를 중시해야한다는 평범한 조화론 이지만,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여타의 답안에 비해서 설득력이 높다. 특히 학창시절에 체험 한 교육부 시찰준비의 형식성에 관한 사례는 구체적이고도 적절하다. 이것은 자신의 체험이 사고로 발전된 좋은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례식과 예배의 사례나 고려불교의 사례도 비교적 적절하다. 그러나 혜심의 사례는 내용과 실질의 중요성을 펴는데 썩 절절하다고 볼 수는없다. 그렇지만이 경우도, 내용과 실질을 중시함으로써 독창적이 될 수 있다는 논지로 전개됨으로써 나름대로의타당성을 얻는다. 이런 생각은 다른 학생들의 답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주어진 논제에 대해서 분명한 생각을 정확한표현으로 기술하였다는점이 이 답안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 답안 역시 결점이 있다. 그것은 구성의 문제이다. 서두에서 관료제의 예로 들었지만, 그것은 일반화되기에 약간 문제가 있는 사례일 뿐만 아니라 굳이 언급한다면 본론에서 언급해야 할사례라고 생각된다. 이 답안은 서론이 잘못되었고,그리고 본론의 구성이나 결론도 다소 문제가 있다. 두 극단의 장단점을 나열만 하였지 그것의 상관성을 적절히 연결시키는 기술이 부족해 보이는것이다. 글의 구성과논리의 연결에 좀더 섬세한 신경을 쓴다면, 좋은 논술을 쓸 수 있는 자질을지니고있다고 판단된다.

▲우수답안(인문계)

우리 나라에서는 회사를 설립할 때 수 백 가지의 서류가 필요하다고 한다. 정부의 경직된 관료 체제 안에서 너무 엄격한 형식과 절차로 인해서 시민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 공공 기관이 오히려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형식절차의폐해를 알 수 있다. 어느 정도의 형식과 절차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에 너무 치중하다보니 정작 중요시해야 할 실질적인 것에 너무 소홀히하는 경우가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외관상의 형식과 절차가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내 용이다. 초등 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 학교에서 매번 겪는 일이 있다. 그것은 교육부에서 학교를 시찰하는 경우다.

그럴 때마다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선 대청소부터 시작하여 선생님들은 한번도 쓰지 않았던 수업 차트를 준비하시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뽑아서 질문과 그 대답까지도 준비시킨다. 교육부 임원들이 보는 앞에서 거짓 수업을 하고 끝난 후 다시 평소 했던 수업으로 돌아간다. 교육부 시찰은학생의 실재 모습을 보고 평소 생활과 학생들에게 부족한 점, 개선해야 할 점을 보고 그것을 고치도록 노력하기 위해 시행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친 형식주의로 외관 모습만 잘 보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정작 중요시해야 할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 환경을 간과하였었다. 이것은 형식과 절차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용과 실질적인 면들을 간과할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 형식과 절차는 장례식, 예배 등과 같이 몸과 외적인 것을 가다듬고 좀더 진지함과 경건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하게 된다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준다. 고려 왕조가 망할 때 불교의 형식화로 인해 본래의내용보다는 좀더 화려하고 웅장한 종교 행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백성을 고달프게 하고 고려 왕조가 망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형식과 절차는 실질과 내용의 뒷받침 요소가 되어야지 주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내용과 실질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것은 모든 형식적인 것을 간과해 버림으로써그 목적에 도달하는데 용이 할 수 있다. 혜심은 진리를 얻기 위해 경전보다는 돈오, 즉 깨달음을 중시했다. 옛 불교경전으로 진리를 깨닫기 보다 명상으로써 자기 스스로 진리를 깨달음으로써 자기만의 경지에 올랐다.

내용과 실질적인 것에 충실하다보면 독창적인 자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불필요한 것을 버림으로써 좀더 효율적이다. 또 어떤 틀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남이 생각지 못한 독특하고 창조적인 발견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형식과 절차의 폐해였던 점을 간소화시킴으로써 허위 허식을 줄이고 목적에 충실히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는데 형식과 절차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실질적인 내용에 소홀하게 되기도 한다. 실질과 내용은 그것에 충실하다보면 독창적인 자기 경지에 오를 수 있고 좀더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 할 수있다. 또 남이 생각지 못한 독특하고 창조적인 발견을 할 수 있고 형식과 절차적인 면의 큰 폐해였던 허위 허식을 줄일 수 있다. 형식과 절차의 외관적인 면을 간소화하고 실질과 내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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