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책임공방(표원섭연출가)

IMF 국치(國恥)를 당한데 대한 우리 사회의 책임공방이 치열하다. 누구나 네탓만 하고 있다.죽어 나는 것은 월급장이요, 허리띠 졸라매기는 물론 뱃살까지 도려내야 하는 것이 서민들의 요즘처지다. 이렇게 된 것은 한 치앞을 못내다 본 정치권과 정부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다.한 성인이 동쪽 지방을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 마을 어귀에서 두 아이가 서로 말다툼하고 있었다.성인은 그 아이에게 이유를 물어 봤다.

한 아이가 대답했다. "저는 해가 떠 오를 때보다 정오 무렵의 해가 더 멀리 있다고 말했어요"이에 다른 아이가 말했다. "저는 정오무렵의 해보다 떠 오를 때의 해가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다시 물었다. 첫 번째 아이가 대답했다. "보십시오. 해가 떠 오를 때면 자동차만큼이나 커보이지만 정오때는 접시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크게 보이는 것은 가깝기 때문이고 작게 보이는 것은 멀리있기 때문이에요"

그러자 다른 아이가 반박했다. "해가 떠 오를 때는 서늘하지만 정오 무렵이면 뜨겁습니다. 그것은가까우면 뜨겁고 멀어지면 차가워지기 때문이에요"

성인은 아이들이 논하는 자연의 해석에 아무런 말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아무런 해법도 제시할 수없는 지도층,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요당하는 시민의 입장이 성인과 동심의 풍경에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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