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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세계(4)-천지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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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한국의 젊은이들은 서태지의 등장으로 '잘 나가기' 시작한 주류 음악, 홍대앞에서 태동하기 시작한 클럽들을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구역을 형성해가는 언더그라운드 음악, 시위와 파업현장을 전전하던 민중 음악이 만들어 놓은 3각구도 안에 놓여 있었다.

3개의 모서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만 치닫고 있을 때, 느닷없이 나타난 '천지인(天.地.人)'. 그들은 이상만 앞세우던 민중음악에 '록'이라는날개를 달았다.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읊조리며 공공연하게 '혁명'을 외쳤던 이 록그룹이 준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다. '독립음반'이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당시, '불법테이프'로 제작된 그들의 1집 앨범은 5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칠흑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비참한 우리 끈질긴 삶을 위하여-" (천지인 1집수록곡 '청계천 8가' 중 일부)

4년이 지난 올해, 천지인은 '2집'이 아닌 '이집(離集)'을 발매했다. 합법적인 첫번째음반, 실질적으로는 2집이 분명하지만 '이집'이라는 타이틀을 붙인데는 이유가 있다. 남기현(보컬), 이상혁(기타), 김훈석.박우진(베이스), 키보드(김정은), 장석원(드럼) 등 '이집'에 참여한 멤버들은 전혀 낯선 인물들. 공교롭게도 음반 제작 직후 박우진과 이상혁도 팀을 떠나버렸다. 완전히 물갈이된 천지인의 이집은 과연 어떤 '혁명'을 노래하고 있을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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